국제 국제일반

바이든, 시진핑에 직접 경고 "러 지원땐 대가 치를 것"

우크라 사태 후 첫 정상통화

지난해 11월 이후 넉달 만

바이든 "푸틴은 살인 독재자" 연일 말폭탄

중 항공모함, 정상회담 몇시간 앞두고 대만해협 항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성 패트릭의 날’ 기념 오찬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이날 연설에서는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로이터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성 패트릭의 날’ 기념 오찬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이날 연설에서는 ‘살인 독재자’ ‘폭력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가진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의 전화 통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 첫 접촉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의 입장을 가늠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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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중국의 모든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고 망설임 없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시 주석에게 분명히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책임을 묻고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말은 러시아와 거래하는 중국 개인과 기업에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될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중국은 국제 규범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중국도 동참하라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전화 통화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대만 문제 등 역내 안보 현안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들도 논의됐다. 사키 대변인은 회담에 앞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비롯해 지역 안보 현안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도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14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이탈리아 로마에서 7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했을 때도 중국과 대만 문제가 테이블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양 정치국원은 “최근 대만 문제와 관련된 미국의 잘못된 언행에 엄중한 우려와 결연한 반대를 표명한다”며 “대만 문제의 높은 민감성을 인정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라. 미국은 매우 위험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연일 말폭탄을 쏟아냈다. 16일 푸틴 대통령을 ‘전범’이라고 지칭한 바이든 대통령은 17일에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부도덕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살인 독재자, 완전한 폭력배에 맞서 단결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중국이 군사적으로 민감한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보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만해협 내 진먼다오(金門島) 인근을 지났다고 보도했다. 진먼다오는 중국 푸젠성 샤먼시와 지척에 있지만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섬이다. 대만에는 안보의 최전선 지역이다. 이는 중국이 대만과 미국을 향해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고 대만 문제와 관련해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산둥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에도 대만해협을 통과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월례화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산둥함을 동원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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