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대규모 횡령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048260)가 감사의견 ‘적정’ 의견을 받았다. 감사인이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 상황을 살펴본 결과 재무제표가 회계 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도출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상장 폐지 기로에 서 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큰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21일 공시했다. 31일 주주총회를 계획하는 오스템임플란트는 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알렸지만 이 보다 빠르게 결과를 공개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인덕회계법인이 2021년 12월 31일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재무성과 현금흐름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포렌식 등을 통한 정밀 감사한 결과 적정의견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2000억 원대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올라와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실질 심사를 개최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감사인 의견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시장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이번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받아 거래 재개의 청신호를 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 등에 큰 문제가 없어 상장 적격성 또한 인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비적정’이 나올 경우를 우려해왔다. 비정적 의견을 받게 되면 회사의 회계 처리에 대해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상장폐지의 확률 또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규모 횡령의 오명을 남긴 까닭에 상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 또한 상당했지만 이번 감사 의견에 따라 상장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서는 ‘비적정’ 의견이 나왔다. 직원 1명이 수천억원의 금액을 빼돌릴 수 있을 정도로 내부 관리에 구멍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기심위 심사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회계감사 비적정 보다 충격은 덜 할 것으로 회사 측은 판단하는 분위기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2022년말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으면 해소가 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회사 이사진을 대폭 ‘물갈이’하고 이사회 기능을 보강할 방침이다. 실제 이번 정기주총에 오를 안건들을 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과거 이사진 중 엄태관 대표 1명을 제외한 전원을 교체한다. 5명으로 구성됐던 이사진을 7명으로 늘리는 대신 이 중 4명을 사외이사로 채운다.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진 중 과거 거래소 기심위원장을 지낸 인물들이 포함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개선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고도화 설계 및 적용을 마친 상태”라며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 선임했고 감사위원회 도입,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설치, 준법지원인 지정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