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푸틴, 전술 바꿨다…플랜B는 우크라 국민 괴롭혀 영토 뜯고 중립국화"

美 정보기관 "수도 점령 못하자 주요도시 포위전술"

"원하는 바 얻을 때까지 수개월간 폭격 이어질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단기 점령에 실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존의 전략을 버리고 새로운 전술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키이우 공략에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남부지역을 집중 공격해 해안도시 마리우폴 함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러시아군의 동향에 대해 미국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전술 변화, 즉 '플랜B'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의 당초 목표를 수도 키이우를 빠르게 함락시킨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축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완강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혀 키이우 공략이 사실상 실패하자 다른 주요 도시를 포위 공격해 점령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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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가 압박 전술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달성하고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가져가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한 이후 크림반도와 러시아 서부를 잇는 땅을 확보하고 분쟁지역인 돈바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려 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 대한 포위 공격을 이어가는 등 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말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당분간은 러시아군의 포격 등에 시달려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와 중립국화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확보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계속 점령하면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포위 전술을 통해 2차 체첸전쟁 때인 1999~2000년 그로즈니를 공격했다. 이 전쟁으로 푸틴은 총리 자리에 올랐고 대통령까지 됐다. 다만 이와 같은 푸틴 대통령의 플랜B 분석은 공식적인 정보 평가 결과는 아니고 일부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시각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상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 존 허브스트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전술을 바꿨다는 분석에 동의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그의 요구사항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협상에 응한 것은 러시아 국민에게 자신이 외교에 열려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서방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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