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래 대금이 급증하며 증권 업계의 순이익이 54% 급증해 9조 원을 돌파했다. 2년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증시 침체에 올해 실적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증권회사 58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5조 8973억 원) 대비 54.2% 급증한 9조 941억 원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올랐다.
증권사 실적을 끌어올린 건 수수료 수익이다. 지난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16조 8048억 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3조 1613억 원(23.2%) 증가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 거래 대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탁 수수료가 전년 대비 9778억 원(13.8%) 늘어난 8조 70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서학개미’의 증가로 외화 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이 전년(5475억 원) 대비 55.4% 늘어난 8507억 원으로 급증했다.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도 전년 대비 각각 1조 2551억 원, 3407억 원 상승했다. 자기매매손익도 전년 대비 53.4% 증가한 4조 9675억 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주식 관련 이익이 710%, 파생 관련 이익이 168% 증가했다. 반면 채권 관련 이익은 57% 감소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산 총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620조 원에 달했다.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순자본비율은 745%로 전년 말(698%)보다 상승했다.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636%로 전년 말(692%) 대비 하락했다.
반면 올해 실적 전망은 어둡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증권사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2조 5000억 원이었던 순이익은 4분기 1조 3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4조 24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18%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글로벌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대내외 자본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며 “증권사 등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권사의 고위험 자산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