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몰래 수집한 옛 소련 방공무기 우크라에 지원

구소련 이동식 미사일 SA-8 등 포함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과 기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주거지의 한 쇼핑센터 잔해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처참하게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주거지의 한 쇼핑센터 잔해 속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과거부터 몰래 수집해온 옛 소련제 방공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방어능력 증강을 위한 이번 지원에는 소련의 이동식 미사일 방공시스템인 SA-8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소련 붕괴 후 비슷한 종류의 장비를 물려받은 우크라이나군에 친숙하기 때문에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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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수의 소련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취득해 분석해왔다. 비밀리에 진행하던 이 프로그램은 지난 1994년 앨라배마주 헌츠빌공항에서 소련제 초대형 수송기가 포착되면서 처음 대중에 알려졌다. 당시 이 수송기는 미국이 벨라루스에서 1억 달러를 내고 비밀리에 구입한 S-300 미사일 시스템을 싣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벨라루스산 S-300은 이번 우크라이나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미 S-300을 포함한 러시아제 방공시스템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러시아의 공습을 막기 위해서는 중장거리에서 운용 가능한 방공무기가 절실한 상태다. 미국과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스팅어 휴대용 대공미사일은 유효사거리가 5km 정도에 그쳐 헬리콥터나 저공비행 하는 항공기에만 유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거나 이것이 어렵다면 항공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거나 항공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와의 무력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거부해왔고, 그 대안으로 방공미사일 제공을 검토해왔다.

이번 소련제 방공시스템 제공은 우크라이나에 사실상의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같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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