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30돌 맞은 에버랜드 튤립축제…130만 송이 봄꽃에 취하고 밤엔 BTS가 '번쩍'

튤립·수선화·무스카리 등 봄꽃 100여종 활짝…어디서 찍든 '인생샷'

포시즌가든 곳곳 캐릭터 일러스트에 미디어아트까지 볼거리 풍성

야간 야외무대선 BTS 멀티미디어쇼…뮤비에 특수효과 더해져 짜릿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튤립축제를 찾은 상춘객들이 활짝 핀 꽃들을 즐기고 있다. 에버랜드 튤립축제는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 튤립축제를 찾은 상춘객들이 활짝 핀 꽃들을 즐기고 있다. 에버랜드 튤립축제는 올해로 30년째를 맞았다.




‘소녀 때 왔었는데 이번에는 딸과 함께 왔다’ ‘연예 때 찍은 사진, 지금도 여전히…’ 등등. 에버랜드 포시즌가든의 대형 LED 스크린에 관람객들의 사진과 사연이 떴다. 모두 에버랜드 튤립축제를 배경으로 찍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의 튤립축제가 올해 ‘이립(而立)’인 서른 살을 맞았다. 튤립축제가 우리나라 최고의 테마축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인증이다. 기자는 축제 개막 사흘째인 지난 20일 일요일에 용인 에버랜드를 찾았다. 튤립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인 포시즌가든은 에버랜드 내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다. 빨리 튤립들을 만나기 위해 중간에 만나는 다른 어트랙션(놀이기구)의 유혹을 포기하고 곧바로 포시즌가든으로 향했다.

위쪽에서 아래로 포시즌가든 구역을 바라보는 것은 압도적 광경 그 자체였다. 에버랜드 측은 올해 튤립축제 30주년을 맞아 튤립·수선화·무스카리 등 100여 종의 봄꽃 130만 송이를 심었다고 한다. 이름도 ‘튤립파워가든’으로 명명했다.

이와 관련해 에버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고객들에게 구근을 뚫고 싹을 틔우는 튤립처럼 강인하고 생동감 넘치는 봄의 에너지를 선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시즌가든의 정면에는 야외무대가 있고 그 위쪽으로 길이 24m, 높이 11m의 대형 LED 전광판을 달았다. 중간에 연못, 이어지는 언덕에는 유리로 된 집을 지었다. 이들 모두는 형형색색의 튤립 등으로 덮혀 있다. 꼬마열차가 포시즌가든을 한 바퀴 돌면서 관람하게 마련됐다.

마침 전날에 눈비가 왔음에도 대부분의 꽃들은 밝은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가족·연인들이 활짝 핀 꽃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최적의 포인트를 잡기에 여념이 없다. 최고 인기는 야외무대 앞 ‘오버 더 유니버스 위드 BTS’라고 세워져 있는 글자판 앞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또 그곳의 꽃들이 가장 예쁘다.



매시 정각에는 네덜란드 현지의 튤립필드 영상이 LED 대형 스크린에 약 10분간 상영된다. 바로 앞의 실제 튤립 화단과 영상 속 튤립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나온다.

또 언덕 위 유리의 집 앞에서 전체를 조망에 넣고 찍는 사진도 볼 만하다. 유리의 집에는 사방이 거울로 덮힌 거울의 방도 있어 튤립을 배경으로 작품을 남길 수도 있다.



매년 열리는 튤립축제지만 만날 때마다 반갑다. 현장에서는 튤립들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물론 이는 그 자리에서 나고 자란 것은 아니다. 인근 식물재배장에서 개화 시기를 조절해가며 꽃피운 튤립을 심는다고 한다. 튤립축제 기간에 관람객들은 항상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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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행사도 다양하다. 포시즌가든 곳곳, 튤립 사이에는 에버랜드의 상징인 아기호랑이·판다·레니·레라 등 다양한 캐릭터 일러스트 작품들이 세워져 있다. 튤립의 색깔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파스텔 컬러와 부드러운 그림체가 특징인 인기 작가 이슬로 씨의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에 매 시간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추미림, 최성록 작가, 박제성 서울대 미술학부 교수 등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봄·튤립 등을 주제로 제작된 미디어아트 영상이 스크린에서 방영됐다. 봄에 시작하는 왕국의 이야기를 춤과 노래로 들려주는 ‘왈츠 인 로열 팰리스’ 공연도 야외무대에서 펼쳐졌다. 귀족 분장을 한 공연 배우들과의 기념사진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튤립축제는오는 4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에버랜드 튤립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방탄소년단(BTS) 멀티미디어쇼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올해 에버랜드 튤립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방탄소년단(BTS) 멀티미디어쇼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올해 튤립축제 30주년의 특별작품인 방탄소년단 공연을 만나려고 저녁까지 기다렸다. 해가 진 후 날씨가 추워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포시즌가든으로 모여들었다. 오후 8시 40분 포시즌가든 안의 조명이 모두 꺼지는 것과 동시에 야외무대의 대형 전광판이 빛을 발했다. 방탄소년단의 ‘오버 더 유니버스 멀티미디어쇼’다.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버터’ ‘다이나마이트’ 등 새롭게 편집된 7곡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여기에 특수 효과와 함께 불꽃놀이가 포시즌가든 전체를 가득 채웠다. 공연 시간 15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에버랜드 측은 “방탄소년단이 영상·음향·불꽃·조명 등 특수 효과가 어우러진 상설 멀티미디어쇼 형태로 팬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야간 행사장인 포시즌가든이 너무 멀리 있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 공연이 끝나고 어둠 속에서 오르막길과 계단을 돌아 에버랜드 정문까지 나오는 데 20분가량 걸렸다.



에버랜드는 지난 1976년 ‘용인자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에는 ‘농원’이라는 이름에 맞춘 수목들과 농장 사업이 주였고 놀이시설은 일부에 불과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어트랙션이 속속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대표 테마파크가 됐다.

국내 꽃축제의 효시 격인 튤립축제는 1992년 시작했다. 용인자연농원은 1996년 지금의 ‘에버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워터파크 등도 선보이는 등 종합 리조트로 발돋움했다.

/글·사진(용인)=최수문 기자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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