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하한가' 메지온, 부랴부랴 무상증자에도 '폭락세'

메지온, FDA 심사지연 후 '하한가'

무증 호재에도18%↓…이틀째 급락

‘약발’ 떨어지는 무상증자

올해 16곳 중 8곳이 주가 하락

이즈미디어 등은 상승 뒤 급락

권리락 이후 주가 변동성 커져

“주주 환원정책 지속 등 따져야”


메지온(140410)이 개발 중인 신약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지연 소식에 하한가를 맞은 후 부랴부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호재성 공시도 주가 급락세를 막지 못했다. 앞서 올해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 중 절반이 공시 이후 오히려 주가가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 차원에서 유행처럼 실시했던 무상증자이지만 이제는 효과가 예전같지 않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약 개발 기업 메지온은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통 큰’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메지온의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18.37% 급락한 8만 4000원으로 마감됐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이익잉여금 등을 자본으로 옮겨 신주를 발행, 늘어난 신주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무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그만큼 재무 구조가 탄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데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어 증시에는 호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지온의 경우 전날인 21일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유데나필’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한가(-30%)를 기록하는 등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바 있다. 기업의 본질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무상증자라는 주가 부양책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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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가 오히려 악재가 된 기업은 메지온뿐만이 아니었다. 서울경제가 올해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 16곳의 주가 흐름을 확인한 결과 이 중 8곳은 무상증자 공시 이후 보름여 만에 오히려 주가가 전보다 하락했다. 일례로 이즈미디어(181340)는 무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2월 14일 주가가 14.2%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15일 만에 20.88%가 빠졌다. 지난 17일 실적 악화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재무 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오히려 주가에 독이 됐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전문 기업 맥스트(377030) 역시 1월 24일 무상증자를 결정한 후 15일 만에 주가가 38.3% 오히려 떨어졌다. 이 밖에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캡(128540)파세코(037070) 등이 각각 무상증자를 공시했지만 주가는 증자 전보다도 하락세를 보였다.

증자 후 주가를 조정하는 권리락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장사도 많았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10일 권리락 이후 꾸준히 내려 이날까지 권리락 조정가 대비 13.2%가 하락했다. 엠브레인(169330) 역시 권리락 발생일(2월 24일) 주가가 9.3% 급락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 이날 조정 가격 대비 16.63% 빠진 채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주가 띄우기를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원래 장점이 퇴색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상증자 자체가 곧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므로 무조건적인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택 KB 증권 연구원은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주가가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주주 환원 정책의 지속 여부와 기업의 미래 성장성, 주식시장 안정성 등이 뒷받침돼야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유 자금이 없는데도 오로지 주가 방어를 목적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한다면 주가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고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성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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