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도입된 이후 처방 범위에 드는 4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자는 430만 명 발생했으나, 여태까지 도입된 물량은 16만 3000명 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확진자가 20%를 넘어서며 높아지는 치료제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22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날까지 팍스로비드 처방 범위에 드는 연령대인 40대 이상 코로나19 확진자는 432만 8777명이다. 지난 1월 14일 국내에서 처음 쓰인 팍스로비드는 현재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40대 이상 기저질환자에게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팍스로비드 도입은 5차례, 총 16만 3000명분이다. 이는 정부가 계약한 76만 2000명 분 중 21.4%에 불과하다.
남아있는 물량도 조만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20일까지 8만 7000명분이 사용돼 7만 6000명분만 재고로 남아있다. 팍스로비드 일평균 사용량은 3월 1주 1286명에 그쳤으나 3월 2주 2405명, 3월 3주 5642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 구간에 들어선 3월 3주 주간 사용량은 3만 9494명분으로 전체 처방 물량의 절반이다. 더욱이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의 확진자 비율은 급격하게 늘고 있다. 2월 초만 해도 전체 확진자의 7.95%였던 60세 이상 연령군 비중은 이날 기준 15.2%까지 상승했다. 주별로 보면 2월 4주 13.4%, 3월 1주 15.0%, 3월 2주 16.2%, 3월 3주 17.8%로 증가세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대체제로 머크(MSD)의 라게브리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임상결과 입원·사망 예방효과가 30%에 그쳐 의료현장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처방할지는 미지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동네병원에서 팍스로비드 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처방 과정도 단순화해서 고위험군의 중증 진행을 막아야 한다”면서 “팍스로비드의 효과와 안전성이 이미 입증돼있어 (병원에서)라게브리오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치료제 수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외국제약사에게 로열티를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내 생산시설을 이용해 복제약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