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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도 신속항원 확진 시 '일반관리군'으로…고위험군 관리 공백 우려

고령층 일반관리군 전환, "대응 역량 부족 아니냐"

중대본 "누수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병원 모습. 연합뉴스지난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병원 모습.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25일부터 보다 신속한 처방을 위해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경우 60세 이상·면역저하자를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한다고 23일 밝혔다. 재택치료 중심의 일반관리군 전환을 통해 진단과 처방을 일원화해 신속하게 먹는 치료제 등을 처방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팍스로비드 등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물량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집중관리군만 해도 약 27만 명에 달해 고위험군의 치료 공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본은 이날 60세 이상·면역저하자를 일반관리군으로 전환하는 취지를 두고 “검사를 받은 동네 병의원에서 검사·확진 이후 전화상담·처방과 증상 모니터링까지 한 번에 가능하도록 해, 보다 신속하게 먹는 치료제 처방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집중관리군이 겪던 검사 대기시간과 행정절차 문제로 환자 관리가 지연 되는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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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은 집중관리가 필요한 확진자를 더욱 두텁고 빠르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의료계와 국민들은 고위험군 관리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집중관리군 일부가 25일부터 일반관리군으로 전환되면 1일 2회의 건강 모니터링이 없어지고, 산소포화도 측정기·체온계·자가검사키트 등으로 구성된 재택치료키트도 제공되지 않는다. 이미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이 일선 병·의원에서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팍스로비드 재고 물량은 22일 기준 6만 1000여명 분이 남았으며 24일 팍스로비드 4만 3900여명 분이 도입 예정이다.

고령층 일부의 일반관리군 전환이 발표되자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환자 관리 역량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집중관리군 관리 역량의 최대치는 약 34만여 명으로 현재 관리 역량의 80%까지 도달한 상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인데 확진자가 늘면서 대응 역량이 부족해지니 내린 궁여지책이 아닐까 싶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일반관리군 전환에)해당 되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가 더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있고 몸이 안 좋은 코로나19 환자들은 진단을 받는 대로 병원에서 약을 받아야 한다”며 “일반관리군 전환으로 혼란도 예상되고 고위험군 환자들로부터는 불만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대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고위험군 관리의 공백이 생길까 우려 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60세 이상·면역저하자가 일반관리군으로 전환이 될 때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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