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방송·연예

극장가 '아카데미 대전'…흥행 승자는?

[ 27일 시상식…후보작 개봉 잇달아]

작품상 등 7개부문 후보 '벨파스트'

종교내전 상흔 흑백영상에 담아내

윌리엄스 자매 실화 다룬 '킹 리차드'

남우상 0순위 윌 스미스 열연 인상적

여우상 후보 '스펜서'' 패러렐 마더스' 눈길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이 일 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상을 노리는 작품들이 올해도 대거 극장가에 걸리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제작· 공개한 작품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전통적인 경로로 만들어진 작품들의 저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영화 ‘벨파스트' 속 한 장면. 사진 제공=유니버설픽쳐스영화 ‘벨파스트' 속 한 장면. 사진 제공=유니버설픽쳐스




‘벨파스트’는 가톨릭과 개신교 간 분쟁이 극심했던 1960년대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9살 꼬마 버디(주드 힐)의 가족이 생존을 위해 수도 벨파스트를 떠난 이야기를 담았다. 버디가 살았던 동네는 이웃끼리 가족 같은 유대 관계를 유지했지만 개신교도가 가톨릭 신자들의 집을 습격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점점 살벌한 풍경으로 바뀌어 간다. 버디는 첫사랑 소녀 옆자리에 앉기 위해 시험을 잘 보고 위대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희망 외에 큰 관심이 없는 아이었떤 터라 변해가는 주변 환경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버디의 부모는 끝없는 폭동과 빚 독촉에 지쳐 벨파스트를 떠나기로 한다.

작품을 연출한 케네스 브래너 감독은 실제 이 지역 출신이다. 유년 시절 기억을 담아 고향에 얽힌 추억을 흑백으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당시 북아일랜드의 살벌하고 잔혹한 종교 분쟁을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여주는 연출은 여러 작품에서 본 익숙한 흐름이지만 ‘벨파스트’는 어른들의 잔혹함을 비판하기보다는 유년 시절의 모습을 되살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3일 개봉, 러닝타임 98분.

영화 ‘킹 리차드’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영화 ‘킹 리차드’ 스틸컷. 사진 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킹 리차드’는 세계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자매로 꼽히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키운 아버지 리차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미국 빈민가에서 이렇다 할 직업도 없이 살던 리차드(윌 스미스)는 딸 비너스(사니야 시드니), 세레나(데미 싱글턴) 자매를 테니스 스타로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 계획은 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세웠다. 이유는 딸들에게 인종차별과 각종 범죄에서 벗어나 ‘존중 받는 인생’을 선물해주고 싶어서다.

관련기사



영화는 리차드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갖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당시 인종 차별의 풍경도 전한다. 선수들과 그 가족, 코치, 심판까지 모두 백인인 테니스 코트에서 리차드는 딸들에게 주눅 들지 말라고 하면서 “우리가 너무 멋져서 쳐다보는 것”이라고 격려한다. 비너스에게는 “네가 세상의 모든 흑인 소녀를 대표한다”고 말해주기도 한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된 윌 스미스의 연기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다. 그 외 작품상 등 6개 부문에서도 후보에 올랐다. 24일 개봉, 러닝타임 144분.

영화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 사진 제공=영화사 찬란ㅅ영화 ‘패러렐 마더스’ 스틸컷. 사진 제공=영화사 찬란ㅅ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도 눈에 띈다. ‘패러렐 마더스’는 같은 날 아이를 낳은 두 여자 야니스(페넬로페 크루즈)와 아나(밀레나 스밋) 사이의 사랑과 배신, 진실과 거짓을 그린 멜로 스릴러다. 야니스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딸을 낳은 아나와 짧은 기간에 친해지게 되고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딸이 병원에서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으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여덟 번째로 함께 작업한 페넬로페 크루즈는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 이어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30일 개봉.

지난 16일 개봉한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0년 넘게 이어진 불행한 결혼 생활, 왕실과의 불화 속에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1991년 크리스마스 이브 기간의 사흘을 다룬다. 영화는 다이애나가 스펜서 백작 가문의 셋째 딸로서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안팎의 여러 사건과 사람들로부터 시달렸던 모습을 조명한다. 그리고 왕실의 꼭두각시가 아닌 독립적 여성으로 살겠다는 다짐에 이르기 까지를 사흘 간의 이야기에 압축한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이애나의 캐릭터에 철저히 몰입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며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를 정도의 인상적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 ‘스펜서’ 스틸컷. 사진 제공=영화특별시SMC영화 ‘스펜서’ 스틸컷. 사진 제공=영화특별시SMC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