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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 긴급승인…국내 두 번째

주사제 및 팍스로비드 투약 어려운 환자에

임부와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투여 안 돼

효과 30%으로 낮아…"치료 대안 필요성 높아"

사진 제공=한국MSD사진 제공=한국MSD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미국 머크(MSD)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도입되는 먹는 치료제다. 라게브리오캡슐은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에서 RNA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는 의약품이다.



주사형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렵고 기존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복용할 수 없는 환자(중증 간장애·신장애 환자 등)에게 사용된다. 현재 쓰이고 있는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의약품 성분이 총 28종(국내 허가된 성분은 23종)으로 많고 신장·간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투약에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는 “라게브리오는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결정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 대안의 필요성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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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와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에게는 라게브리오를 투여할 수 없다. 동물실험에서 태아 발달 영향 우려와 뼈와 연골의 이상이 관찰된 점, 청소년에 대한 임상시험이 실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수유부와 가임기 여성 및 남성은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수유부는 약 투여 중 및 마지막 투여 후 4일간은 수유가 권장되지 않으며, 가임기 여성은 마지막 투여 후 4일간, 남성은 3개월간 피임이 필요하다.

하루에 800㎎(200㎎ 4캡슐)씩 12시간마다 2회, 총 5일간 복용하며,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게는 유익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임상시험 최종 결과에서 입원과 사망 예방효과는 30%로, 팍스로비드(효과 88%)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효과가) 아주 높은 수준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환자의 기저질환과 복용 약물에 따라 기존 치료제를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 고위험군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은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라게브리오가 암, 선천성 유전질환을 유발하고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손우찬 서울아산병원 병리학과 교수는 “유전독성 시험에서 일부 양성이 관찰됐으나, 시험결과 하나만으로 유전독성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사용 제한을 하는 방법으로 위해성을 피하는 방법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라게브리오를 국내에 바로 공급할 수 있도록 사전에 물량(2만 명분)을 도입했다. 24일 통관절차를 거쳐, 26일부터 감염병전담병원 등 치료 현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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