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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내 ‘유럽최대 철강공장’ 피격에…펄펄 끓는 철강株

러 거대 철강사 부도 위기도 겹쳐

국내 업체 수출 확대 기대감 고조

하이스틸·부국철강·금강철강 상한가

“해외 비중 큰 대형사 상승세 지속”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유럽 최대 철강 공장이 큰 피해를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철강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서방국가의 철강 수급 차질 우려에 국내 철강 업체들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또 러시아 최대 철강 기업 세베르스탈이 서방의 금융 제재로 법적 부도 위기에 놓인 점도 공급 교란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위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철강 관련주들은 이날 중소형 철강주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보이며 가파르게 올랐다. 하이스틸(071090)·부국철강(026940)·금강철강(053260)은 모두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문배철강(008420)(21.29%), 경남스틸(039240)(17.98%), 포스코강판(058430)(17.28%)은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 철강주도 이날 강세였다. 현대제철(004020)은 전날보다 6.72% 오른 4만 28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포스코(POSCO)홀딩스(4.61%), 세아베스틸(001430)(4.46%)도 반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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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철강 관련주는 유럽 최대 철강 공장인 아조브스탈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피해를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22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둘러싸 폭격하면서 아조브스탈이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러시아 최대 철강 기업인 세베르스탈이 서구권의 제재로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세베르스탈이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을 제때 하지 못했으며 이자 지급 만기일인 23일부터 법적으로 부도 상태가 된다고 밝혔다.

철강 업체 공장 피해와 러시아 기업의 부도로 글로벌 철강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철강 업체의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날 철강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늘어난 수요에 비해 공장 파괴 등의 요인으로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한국 철강 업체들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어오르는 것이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이 당초 목표로 한 경기 부양이 정상적으로 되면 철강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될 텐데 공급이 막히다 보니 대체 공급선을 한국에서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공장을 재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당분간 모멘텀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럽·미국 등 국가가 국내산 철강재에 부여하는 쿼터와 관세 등의 무역 조건이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유럽과 미국은 일정 수량을 넘어서는 국내산 철강재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벨라루스 수입을 금지한 유럽 등 서방국가가 대체 공급선을 찾으며 무역 조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지난 16일 2021년 수입 할당 물량에 맞춰 두 국가를 제외한 다른 수입국에 대해 쿼터를 늘리겠다는 내용을 고시한 바 있다. 철강 관세를 부과해온 미국이 유럽연합(EU)·영국·일본의 관세를 철폐하자 대(對)한국 무역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철강 관련주들이 판가 전가로 혜택을 보고 있었는데 대외적 이슈가 상승세에 더욱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올해 철강 시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철강 업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현재 철강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한 편이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상승세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형 업체일수록 내수 비중이 높은데 포스코·현대제철 등 대형 업체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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