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군의 무차별 총격으로 6세 소년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군의 총격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막심의 이야기를 전했다. 13살 딸 알리나와 6살 아들 막심을 홀로 키우던 엄마 안나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푸틴이 벌인 끔찍한 전쟁의 희생자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안나에 따르면 안나의 가족은 지난달 26일 이르핀 근처에 있는 사촌 오빠 올렉산드르의 집에 머물던 중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공습이 격렬해졌고, 결국 두 가족은 우크라이나 서부 친척집으로 떠나기로 했다.
특히 막내 막심은 죽기 싫다며 두려워했고 안나는 "아무 일도 없을 거야"라며 안심시켰다.
두 가족 6명은 차 한 대를 이용해 서쪽을 향해 달렸고 러시아 군의 공격 대상인 군 검문소 두 곳도 무사히 통과했다. 그러나 인프라부 앞쪽 고속도로 나들목에 진입했을 때 느닷없이 러시아 군의 무차별 총격이 시작됐다.
돌연 시작된 러시아군의 총격에 운전대를 잡고 있던 올렉산드르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올렉산드르의 아내 나탈리아와 딸 보보도 총알을 맞았지만 둘 모두 치명상은 피해 목숨을 구했다.
안나 역시 귀 근처 머리에 총을 맞았고 딸 알리나도 오른손과 왼다리에 총을 맞았다. 그러나 아들 막심은 키우던 애완용 햄스터를 손에 꼭 쥔 채로 이미 죽어있었다.
안나의 가족은 막심과 함께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열악한 병원 상황 때문에 7발의 총알을 맞은 막심의 시신은 판지로 덮인 채 며칠 동안 병원 바닥에 방치돼야 했다. 안나 역시 열흘이 지난 뒤에야 르비우의 병원으로 이송돼 머리에 박힌 총알을 빼내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안나는 "우리가 왜 총격을 받은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누가 봐도 여자와 아이들이 탄 민간인 자동차였다. 과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끝엔 아직도 침대에 나란히 누웠을 때 맡았던 아들의 냄새가 난다. 귓가엔 아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민간인 사상자가 25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4일 러시아 침공 시작 후 21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953명이 사망하고, 155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 사망자는 78명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