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겔싱어 "앞으로 수십년은 칩이 곧 원유…생산기지 미국에 둬야"

아시아 편중 반도체 공장

지정학적 리스크에 우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강조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수십 년의 국제 관계에서는 반도체 칩이 지금의 원유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는 아시아 지역에 주요 반도체 생산 기지가 몰린 지금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다.



겔싱어 CEO는 23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0년 동안은 석유 매장지가 지정학적 패권을 결정했다”며 "디지털이 지배하는 미래에는 반도체 생산 기지가 어디 있느냐가 이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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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반도체 생산 기지를 우리가 원하는 곳에 지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내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세계의 주요 반도체 생산 기지가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특히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는 만큼 반도체 생태계에서 대만 의존도가 높아지면 미국과 인텔로서는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포함됐다.

겔싱어 CEO는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관련해 "두 나라 중 어느 쪽도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있지 않지만 디지털 미래에서 회복 탄력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으로 균형 잡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의 심각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현지 언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등 주요 자원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과 연계해 겔싱어의 발언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CNBC는 “반도체 칩을 석유에 빗댄 경우는 겔싱어 CEO가 처음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 가격이 끝없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텔은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올해 초에는 오하이오주에 각각 20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 10년간 유럽에 11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독일 마그데부르크 지역에 170억 유로를 들여 공장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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