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제재 또한 늘어나자 유니클로에 이어 브리지스톤, 히타치켄키 등 일본 기업도 결국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자국 내 기업 가운데 37개사가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은 원재료 조달처를 러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바꾸거나 공급망을 수정하는 등의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은 러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일본의 타이어 제조회사 ‘브리지스톤’은 러시아 등에서 타이어 재료를 확보해 유럽 공장 등에 공급해왔으나 현재 공급망을 재검토 중이다. 건설기계 제조사인 ‘히타치켄키’도 그간 독립국가연합(CIS)에 공급하는 제품을 러시아를 경유해 출하했으나 러시아 공장의 부품 조달이 정체되고 물류 혼란이 생기면서 경로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러시아 내 최대 담배 생산자이며 현지에 공장 4개를 가동 중인 ‘일본담배산업(JT)’의 데라바타케 마사미치 사장도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 환경이 전례 없이 엄중하다. 대폭 개선하지 않는 한 제조를 일시 정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 사업 중단 가능성을 전했다.
앞서 패션브랜드 유니클로 사업을 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러시아 사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달 초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의복은 생활필수품이다. 러시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생활할 권리가 있다"며 러시아 사업 계속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방침을 변경했다.
상황이 이렇자 항공사들도 우회겅로를 통해 러시아 상공을 지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등 일본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내에서 긴급착륙할 때 부품을 조달할 수 없을 우려 등을 고려해 유럽 노선이 러시아 상공을 우회하는 경로를 택했다.
러시아와 더불어 일본 기업의 우크라이나 사업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스미토모전기공업’은 우크라이나의 생산 거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루마니아나 모로코 거점의 생산 라인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