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안랩 단타'로 3일만에 100억 벌고 나간 JP모간…개미 '망연자실'

安 총리설 꺾이며 ‘매물 폭탄’

하루만에 주가 18% '폭삭'

'5% 공시' JP모간 21일 지분 정리

3거래일만에 114억 차익 챙겨떠나

공매도 올초 5배 오른 574억

단기간 낙폭 더 커질 가능성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안랩(053800)이 돌연 하락 반전하며 18% 가까이 추락했다. 외국인 매수세를 보고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JP모건은 3일 간 단타로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기고 지분을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슬금슬금 늘었던 공매도 자금이 주가에 부담을 더하면서 ‘물린’ 개미들의 고통이 커질 전망이다.








24일 안랩은 전일보다 17.52%내린 14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0만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후 가파르게 추락하며 상승 동력을 잃었다. 지난 8거래일 연속 안랩 매수 우위를 유지하며 142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 9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날만 170억 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55억 원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린 가운데 개인은 223억 원을 사들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안 위원장의 총리설을 부인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치 테마로 과열 양상을 보인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되돌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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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비명을 지르는 사이 대표적인 외국인 단타 창구인 JP모건은 3일만에 지분 5% 가까이를 털고 나갔다. 이날 JP모건 시큐리티즈는 보유한 안랩 주식이 지난 17일 53만8878주에서 21일 7만9191주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3거래일 사이에 지분율은 5.38%에서 0.79%로 4.59%포인트 감소했다. 18일 9만원대에서 주식을 산 점을 고려하면 21일 종가(11만4700원)기준 약 114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반면 개미들의 탈출은 쉽진 않을 전망이다. 주가가 돌연 급락하면서 공매도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안랩의 공매도 잔액은 574억 원이다. 1년 전(43억 원)에서 크게 불어난 수준으로 올해 초 대비로도 5배나 늘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안랩에 대한 공매도 거래량은 일별 20억 원 수준으로 소강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처럼 하락세에 접어들면 공매도가 늘어나 단기적으로 낙폭을 더 키울 수 있다. 시장이 공포감에 사로잡혀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공매도가 ‘불난 집에 부채질’ 격으로 주가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안랩의 23일 기준 대차 잔액은 2978억 원으로 3월 7일(966억 원)보다 208%나 급증했다. 대차 잔액이란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후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대차거래는 국내 금융법상 공매도의 선행 요건이기 때문에 향후 공매도가 얼마나 이뤄질지 추정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해석되곤 한다.

안랩 상승세를 주도했던 해외 운용사들의 향방도 관심사다. 최근 외국인의 안랩 매수세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퍼스트트러스트를 비롯한 해외 운용사들의 비중 확대에 따른 것이다. 퍼스트트러스트는 이달 안랩 주식을 140만 주가량 담으며 지분 14.06%를 확보해 동그라미재단(9.99%)을 밀어내고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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