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올리브 티셔츠' 입는 젤렌스키, 1600만원 패딩 푸틴과 차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화 약 1600만원짜리 명품 패딩을 입고 연설에 나서 국제사회의 지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침공 이후 공식 석상에서 항상 입고 등장하는 '올리브색' 티셔츠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영국·미국 의회 연설에서 하얀 셔츠와 넥타이를 벗고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었다"면서 "이 티셔츠는 젤렌스키가 '평범한 남자'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NYT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까르띠에, 파텍필립 등 명품 브랜드로 둘러싸인 것과 완전히 반대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패션평론가 바네사 프리드먼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상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힘과 애국심의 상징이 됐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는 또한 "이 티셔츠는 '평범한 우크라이나 남자'로서의 젤렌스키 대통령과 거리에서 싸우는 시민군과의 연결고리이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들의 고난을 공유한다는 표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영상에 매번 같은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영국·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격식 있는 정장이 아닌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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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장이 없냐', '무례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프리드먼은 "무례가 아니라 그가 대변하는 사람들(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존중과 충성의 표시"라고 반박했다.

전쟁 상황과 다소 이질적인 정장 차림이 아니라 일상복을 대외적으로 노출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두 가지 정치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의 급박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일반 국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문 바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기시켜준다"며 "도시에 쏟아지는 폭탄과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범한 티셔츠'는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식에 입고 등장한 명품 패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시 명품으로 몸을 휘감은 푸틴 대통령은 "모든 러시아인들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전쟁을 옹호하는 듯한 연설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입은 패딩은 이탈리아 브랜드 '로로피아나' 제품으로, 가격은 약 1600만원에 이른다. 러시아 국민 평균 연봉이 약 67만8000루블(한화 791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2년이 넘게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러시아 경제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으나, 대통령은 와중에 고급 이탈리아 재킷을 손에 넣었다"고 지적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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