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80대 확진자도 이제부터는 '각자도생'…"죽으란 말이냐"

고위험군, 신속항원검사서 확진땐 '일반관리군' 분류

원할땐 집중관리군 전환한다지만 '의료공백' 불보듯

약국엔 감기약 동나…약사들 물물교환으로 구하기도

내일부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판정을 받은 경우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내일부터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도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판정을 받은 경우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오는 25일부터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된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치료제 공급까지 난항을 겪는 와중에 정부는 점점 손을 놓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진자의 일반관리군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 따라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도 동네 병·의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로 분류됐다면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이 된다.

정부는 앞서 기저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의 경우 검사 방식에 상관없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해 왔는데, 앞으로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해 확진된 고위험군만 집중관리군이 된다.



집중관리군은 보건소가 지정한 재택치료 의료기관에서 하루 2회 전화 모니터링을 받지만,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될 경우 고위험군이라도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받을 수 없어 ‘각자도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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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병원에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부는 확진자가 의료기관 모니터링을 희망할 경우에는 보건소 기초조사 과정을 거쳐 집중관리군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번 방안을 두고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되는 확진자 중에서 다니던 병원이 있거나 어떤 약을 지속 투약하는 경우 동네 병·의원을 선호하는 사례가 있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의 요청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의 의료 사각지대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환자가 원할 경우 집중관리군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조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을 수 있고, 보건소의 업무 지연 등으로 ‘집중관리군 전환’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약국에서는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등의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약국에 약이 없어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돌아다니고, 조제할 약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 약국이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급기야 약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물물교환 방식으로 직접 약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한 누리꾼은 “가뜩이나 지금도 보건소와 전화 연결이 안돼 답답한데 집중관리군 전환은 무슨, 그냥 죽으라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젊은 사람도 코로나19에 걸리면 견디기 힘든데, 중증으로 악화할 확률이 높은 어르신들까지 각자도생하라는 건 말도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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