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디지털 학습도구 에누마, 교육소외 아이들 돕죠"

[전유택 에누마 한국지사장 인터뷰]

교육환경 열악한 개도국 아이들 위해

문해·수리 등 학습 프로그램 개발·보급

저소득·다문화가정 아동들에 한글교육

로힝야 난민에 영어·수학 학습도구 지원

KB국민은행·LG유플러스와 활발한 협업도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이 넘는 아동들이 교육에 필요한 자원과 인력, 시간이 부족해 유의미한 학습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에누마는 디지털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열악한 교육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기초 수학을 익히고 문맹에서 문해로 학습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경제가 만난 전유택(사진) 에누마 한국지사장은 “디지털 기술이 효율성과 비용 측면에서 아이들의 ‘교육 소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엔씨소프트 출신 이수인 대표이사(CEO)와 이건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12년 미국 버클리에서 공동 창업한 에누마는 디지털 기술로 어린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거친 전 지사장은 2013년부터 에누마에 합류해 한국 지사를 총괄하고 있다.

에누마는 국내외의 교육 소외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디지털 학습 도구를 출시했다. 먼저 ‘킷킷스쿨’은 에누마가 개발도상국 아동들을 위해 개발한 문해(영어, 스와힐리어), 수리 영역의 기초 교육 프로그램이다. 앞서 에누마는 탄자니아 아동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약 2년간 진행한 교육 소프트웨어 테스트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아 지난 2019년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후원한 세계 아동 문맹 퇴치 경진대회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머스크가 직접 호명하고 상을 수여한 프로그램이 바로 킷킷스쿨이다.



개발도상국의 모바일 환경에 맞춰 지난해 현지어 문해, 수학, 영어 교육 프로그램인 ‘에누마스쿨’도 개발했다. 올 1월 인도네시아에 가장 먼저 출시된 에누마스쿨은 우선 기초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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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누마글방’은 다문화·저소득 가정 아동들의 한글 문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이다. 전 지사장은 “재미있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해 부모나 교사의 도움 없이 아이가 스스로 한글 기초 교육 과정을 완수할 수 있다”며 “한국어 쓰기, 읽기, 언어 자극, 발음 훈련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도서를 제공해 이중언어 학습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아기부터 이중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학습 환경을 고려한 결과다.

토도 수학과 영어, 한글 시리즈는 매출을 책임지는 에누마의 대표적인 효자 서비스로 꼽힌다. 게임적인 요소를 학습에 결합해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지사장은 “토도영어의 일본 진출과 토도한글의 국내 출시 이후 매출이 2~3년 전과 비교해 10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잘 성장하고 있다"며 “아이들 입장에서는 게임을 하며 노는 듯 느낄 수 있고 어른들이 볼 때는 탁월한 교육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준 높은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탁월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 관련 임팩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해외의 경우 국제구호위원회(IRC)의 교육 지원 사업을 통해 미얀마에서 쫓겨나 방글라데시에 거처를 마련한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 킷킷스쿨을 지원 중이다. 전 지사장은 “로힝야 난민 아동 총 38만 명 중 73%가 기초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로힝야 언어로 학습을 안내하는 킷킷스쿨 버전을 별도로 만들어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포용적 비즈니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2026년 말까지 인도네시아의 산간 도서 및 교육 소외 지역에 에누마 스쿨과 담당 교사를 보급하는 계획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과 함께 다문화·저소득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토도수학과 에누마글방을 보급하고 있다. 전 지사장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수혜 아동을 모집한 후 대상 가정과 위탁 센터에 학습 프로그램이 탑재된 기기를 배포한다”며 “2020년 처음 사업을 시작한 후 총 1000여 명이 넘는 아동들의 기초 학습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와는 초등학교 저학년 군자녀 500명을 대상으로 에누마 글방을 지원하고 있다. 군부대 특성상 부모의 잦은 전출입으로 자녀의 전학이 잦아 일반 아동에 비해 학습 효율이 낮기 때문에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 지사장은 ‘디지털 교육의 스탠다드(기준)’가 되는 게 에누마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법을 활용한 교육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며 “기초 학습 분야에 있어서는 에누마가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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