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터리] 스마트오피스가 앞당기는 정부혁신

김정우 조달청장





유연근무가 활성화되고 회사에 반드시 출근해야 한다는 통념이 바뀌면서 우리에게 업무 공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사무실에 가지 않아도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업무에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적용됐고 제도적 보완도 많이 이뤄졌다. 아울러 역설적이게도 업무 공간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는 저서 ‘공간의 생산’에서 “각각의 사회는 저마다의 공간을 생산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가 변화하고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그 시대에 맞는 공간을 생산해왔다. 과거 경공업지대였던 서울 문래동과 성수동이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변했고, 삭막하던 한강은 둔치 공원과 자전거 도로가 깔린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바뀌었다. 활주로가 있던 여의도는 수백만이 모이는 광장이 됐다가 이제는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모했다.



실내 공간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는 과거의 아파트와 많이 다르다. 주방이 넓어지고 안방의 크기는 줄었다. 반면 알파룸 같은 개인화·다양화된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업무 공간의 변화도 매우 극적이다. 타자기 소리가 분주했던 사무실에 PC가 놓였다. 그후 웹 기반 시스템으로 업무를 보다 이제는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 업무 공간에서 근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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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곳에 흩어져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탄생한 것이 스마트오피스다. 스마트오피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구성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자신이 원하는 업무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곳이다. 근무 공간 선택, 개방형 커뮤니티 공간 조성,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 수평적 책상 배치 등이 특징이다.

직급 순으로 줄지어 앉고 관리자가 지켜보는 형태의 공간에서는 수평적 문화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높은 파티션으로 구분된 공간에서는 열린 소통이 자리 잡기 힘들다. 직급과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자기의 근무 공간을 선택하고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야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고 성과도 높아진다.

조달청은 지난해 말 중앙 부처 최초로 자율 좌석 시스템과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의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했다.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스마트오피스를 만든 궁극적 목적은 공간의 변화를 통한 조직 문화 혁신이다. 업무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조직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정부 기관에 과연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MZ세대 직원은 물론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오피스를 통해 확실히 이전보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관계와 조직 문화가 자리하게 된 것 같다.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스마트오피스를 활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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