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고체 추진 우주로켓(우주발사체)이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은 북한 도발 등을 실시간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시할 정찰위성들을 다량으로 신속하게 쏘아 올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방부는 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로켓의 첫 번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 발사에선 대형 고체 추진기관(엔진),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Upper stage) 자세제어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 이는 우주로켓이 쏘아 올려져 적정 궤도로 위성 등 탑재체를 안착시키기 위한 핵심 기술들이다.
해당 고체 추진 로켓 개발은 발사체용 고체연료 개발의 규제로 작용했던 기존 한미 미사일 지침이 단계적으로 완화되다가 2021년 전면 폐지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시험 발사 행사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스스로 파기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에 이번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 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 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로켓은 액체연료를 쓰는 액체 추진 로켓과 고체연료를 쓰는 고체 추진 로켓으로 나뉜다. 액체 추진 로켓용 연료(액체수소나 히드라진 등)와 산화제(질산·플루오린 등)는 서로 섞이면 폭발한다. 따라서 평상시에는 서로 분리해 보관하다가 로켓 발사 전에 발사체 내부의 서로 분리된 탱크에 각각 나눠 주입한다. 이후 고압장치와 모터펌프의 힘으로 이들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보내 스프레이처럼 분무해 점화한다. 이런 특성상 액체 추진 로켓의 구조는 매우 복잡해 제작 단가가 높고 자칫 부품 결함 등으로 발사 실패에 이를 가능성이 상존한다. 반면 고체 추진 로켓은 인위적으로 점화하지 않으면 폭발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고체연료(마그네슘·알루미늄 가루 등 사용)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평소에 로켓에 넣은 상태로 장시간 보관하다가 신속하게 쏘아 올릴 수 있다. 또한 액체 추진 로켓과 달리 연료를 뿜어내기 위한 고압장치와 모터펌프, 냉각장치 등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내부 구조를 갖고 있어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앞으로 국산 고체 추진 로켓을 활용해 다량의 위성들을 보다 저렴한 예산으로 신속하게 쏘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우리 군이 저궤도로 쏘아 올릴 40여 기의 초소형 정찰 위성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번 시험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고체 추진 우주로켓 기술이 완성되면 민간으로도 기술을 이전(spin-off)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민간 개발 소형 로켓 발사를 돕기 위해 나로우주센터 내 신규 발사장 및 관련 인프라(발사대·발사추적시스템)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