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출 강국’ 동력 뚝 떨어지는데 표 계산만 하는 정치권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수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동아시아 주요국의 최근 10년간 수출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한국의 수출액이 16.1% 늘어나는 동안 대만과 중국의 수출액은 각각 99.1%, 77.0%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점유율은 2011년 3.1%에서 지난해 2.9%로 0.2%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국은 4.6%포인트, 대만은 0.8%포인트 올랐다. 특히 전략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대만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255.9%와 246.1%로 한국(108.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무역수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월에 간신히 8억 4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1월에 이어 3월에도 무역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요인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적자 행진을 막기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마저 둔화하고 있어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낙관할 수 없다. 지난해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87.5%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수출 동력이 힘을 잃어간다는 것은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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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정치권은 수출 동력 키우기 대책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 계산에 여념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고 ‘임대차 3법 수술’ 에 제동을 걸면서 새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려 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위한 5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추진에만 매몰돼 있다. 수출 전선은 총칼 없는 전쟁터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 기업이 힘을 모아 ‘경제 드림팀’을 꾸려야 한다. 새 정부는 규제 사슬인 ‘신발 속 돌멩이’를 빼내는 데 앞장서 기업가 정신을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장 다변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또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반도체에 버금가는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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