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최근 국내 데이터센터 오픈과 함께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서며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 미국 빅테크가 주름잡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최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총 100만 달러(약 11억 원) 규모의 크레딧을 제공하고 경쟁사 고객일 경우 이용료의 50%를 깎아주는 할인 이벤트를 연다고 밝혔다. 100만 달러 크레딧은 선착순 200개사에 지급되는 모든 금액을 합친 액수다. 내부 심사 기준에 따라 고객사에서 필요로 하는 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가격 경쟁력과 함께 자사 서비스가 중국·동남아 진출에도 강점을 갖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전 세계 26개 리전(클라우드 거점 단위)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 3위 클라우드 기업이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정형권 알리바바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기술, 생태계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적극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또 다른 중국 빅테크 기업인 텐센트 역시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확충과 함께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지난 2018년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2020년 말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설했다.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세 자릿수(1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인력을 기존 보다 두 배 늘리는 등 사업 확장을 가속할 계획이다. 텐센트는 넥슨, 넷마블, 크레프톤 등 국내 주요 게임사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 유출 등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는 중국 클라우드이지만 이들 업체들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관련 문제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스톤 니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리드는 “알리바바는 고객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한이 없는 데다 데이터센터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중국에 이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알리바바는 전 세계 80건 이상의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인증을 획득해 높은 수준의 품질과 신뢰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까다로운 유럽연합(EU) 데이터보호 규정(GDPR)의 기준도 충족하고 있다는 게 알리바바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클라우드를 불신하는 국내 분위기가 여전하지만 중국 등 해외 진출이나 가격 유인을 고려하는 기업들 중심으로 수요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 관련 데이터나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IT 인프라 시장은 매년 15%씩 성장해 올해 1조4949억 원에서 2025년 2조2조218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