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4일 “인수위는 청와대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다”며 인수위 기강 잡기에 나섰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 회의 때마다 인수위원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발언을 내놓으며 총괄 지휘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제 4차 인수위 전체회의를 열고 “인수위는 정부 인사 발표가 날 때마다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가 지명된 것과 관련해 인수위원들에게 ‘줄 대기’를 하지 말라는 사전 경고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원장에 임명된 후 예전에 위원장 하셨던 분들이나 인수위에서 일해본 경험 있는 분들께 인수위 운영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초기에는 (인수위가) 일에 집중하면서 사무실이 붐빈다고 한다. 몇 주 지나 총리, 장관 지명자들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누구에게 줄을 대야 하는지 정보를 교환하느라 옥상이 붐빈다고 한다. 말기가 되면 청와대에서도, 행정부에서도 부름 받지 못한 분들이 모여 신세 한탄하고 앞날을 걱정하느라 근처 술집이 붐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가 발표됐다. 앞으로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도 차례로 발표될 것”이라며 “그 와중에 만약 우리 인수위가 예전처럼 옥상이 붐비고 나중에는 주점이 붐비는 경로를 밟게 된다면 우리 모습이 국민께 어떻게 비춰질지 다 함께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는 내각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다”라며 “인수위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바로 그 순간까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새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는 막중한 임무를 갖는다. 그것이 인수위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의 ‘군기 잡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전체회의에서도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한 인수위가 국정 중단을 불러와서는 안 된다”며 인수위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설계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인수위원들이 도덕적 해이로 시간을 낭비하면 안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