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번호인데?” 휴대폰 화면에 실제 가족의 전화번호가 뜨도록 기기를 조작해 돈을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활개 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휴대폰에 엄마·딸 등 가족의 번호가 표시돼 전화를 받았더니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 “알몸 사진을 보내라”는 등 범인에게 협박받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휴대폰 번호 뒷부분 몇 개 자리가 일치하면 국제전화 등 사실상 전혀 다른 번호인데도 평소 저장해 놓은 대상자라고 화면에 나타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피해자 휴대폰에 저장된 가족 번호가 ‘010-abcd-abcd’라면 국제전화나 인터넷전화 번호를 ‘+001-82-0001-0010-abcd-abcd’ ‘+006-82-0010-abcd-abcd’로 생성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이다. 발신 번호를 조작해주는 기계인 변작기로 번호를 생성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범인은 미리 파악한 개인 정보로 피해자 인적 사항, 자신이 납치했다고 속이는 사람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 등을 미리 파악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특히 범인이 특정 가족을 해코지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평소에 개인 정보를 잘 관리해야 한다”며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인터넷주소(URL)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누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