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 '민간인 학살' 감싼 中…"성급한 비난 자제"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이 검은 비닐 봉투에 담긴 채 수습돼 있다. AFP연합뉴스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이 검은 비닐 봉투에 담긴 채 수습돼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5일(현지 시간)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해 “성급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감싸고 돌았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성급하게 비난을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부차 등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의 모습이 담긴 90초 분량의 연설을 본 뒤 이같이 말했다.



앞서 안보리에서 화상 연설을 한 뒤 이 영상을 소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민간인의 팔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었다"라며 러시아군의 행위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비유했다.

관련기사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한 안보리 이사국 외교관들은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그러나 발언 기회를 잡은 장 대사는 "부차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의 영상과 기사는 아주 끔찍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건의 전후 상황과 정확한 사건의 원인에 대한 검증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비판만 가능하다"며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끔찍한 영상에 대해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한 국제사회와 확연하게 온도 차가 느껴지는 주장이었다.

또한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희생 영상은 조작된 것이라는 러시아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부차의 민간인 시신과 관련해 "러시아군이 철수한 직후에는 아무런 시신도 없었다"고 거듭 조작설을 주장했다.


조양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