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009290)이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기존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와 시너지를 도모하고, 차기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포부다.
광동제약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과 지난 5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한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이번 MOU로 양사는 비만 치료를 위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에 협력한다.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 측에 20억 원을 전략적 투자하고,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의 비만치료제 공동개발 추진 및 사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부여 받기로 합의했다. 세부 성과에 따라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추가 협의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1/3 두께의 미세 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해 유효 약물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방식의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이다.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의 간 대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유효성분 흡수가 빠르고 생체 이용률이 높다는 장점을 갖췄다. 또한 보관과 유통도 비교적 용이해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 화장품 등까지 폭넓게 개발되고 있다.
쿼드메디슨은 ‘다가 코팅형 마이크로니들’과 ‘즉각 분리형 마이크로니들’ 등의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공동 개발 및 임상을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제백신연구소 등의 사업 과제를 다수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와 한국 생명과학기업,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이 출자한 라이트펀드의 지원을 받아 패치형 5가(DTwP-HepB-Hib) 백신 개발에도 나섰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6년 미국 오렉시젠테라프틱스로부터 부프로피온과 날트렉손 성분의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를 도입했지만 국내 매출이 신통치 못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콘트라브 매출은 26억 원에 그쳤다. 새로운 제형의 비만 치료제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9년 자본금 2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신기술사업 투자(VC) 자회사 케이디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접목된 차세대 성장사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번 쿼드메디슨과의 전략적 제휴는 광동제약의 직접투자 방식으로 이뤄졌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쿼드메디슨과 협력을 통해 비만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한층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폭넓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후보물질과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쿼드메디슨 관계자는 “당사의 첨단 기술을 통해 광동제약 포트폴리오 강화에 함께하고자 한다”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먼저 허가받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을 개발해 사용 편의성과 환자 순응성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