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DKZ 멤버 박재찬이 공개 직후 왓챠 1위에 등극한 '시맨틱 에러'를 통해 배우로 도약했다. 세상에 그냥 얻는 건 없다. 왓챠 1위라는 타이틀 뒤에는 박재찬의 피나는 노력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이는 까다로운 원작 팬들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강렬하다. 배우, 그리고 아이돌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박재찬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극본 제이선/연출 김수정)는 컴퓨터공학과 추상우(박재찬)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장재영(박서함)의 캠퍼스 로맨스다. 조별 과제 악연으로 얽힌 추상우와 장재영은 성격부터 생활 습관까지 모든 것이 반대다. 추상우는 원리원칙 주의자고, 장재영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런 이들이 만나 서로에게 스며들며 점차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박재찬은 오디션을 통해 추상우와 만나게 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박재찬은 "어차피 안 되겠지. 놀다 오자"라는 마음으로 오디션장에 향했다. 심지어 매니저가 시간을 착각해 지각까지 했지만, 전화위복으로 상대 오디션 배우가 바뀌는 덕에 더 좋은 케미가 나와 추상우 역에 발탁될 수 있었다.
추상우를 맡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재찬은 부담과 걱정이 앞섰다. 그도 그럴 것이 '시맨틱 에러'는 큰 인기를 끈 동명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미 두터운 원작 팬층이 있는 드라마에 합류하는 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록 박재찬은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하면서 추상우에 스며들도록 노력했다.
"추상우는 일단 대사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말을 많이 하는 성격도 아니고요. 대사도 대사지만, 행동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추상우가 감정 기복도 크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미세하게 표현해야 될 부분이 만핬죠. 거울을 보면서 표정의 차이를 많이 연습했어요."
박재찬은 상대방의 대사까지 자연스럽게 외울 정도로 대본을 보고 또 봤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통째로 외운 건 아니더라도 흐름을 잡을 정도로 암기했다. 상대 배우인 박서함과 계속 대사를 맞춰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함이 형과 되게 친해지다 보니까 쉬는 시간에도 얘기를 많이 했어요. 저희는 막 외우고 연습한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툭툭 대사를 하면서 연습했던 것 같아요. 장난식으로라도요. 그러다 보니 그냥 외워졌습니다."
자신과 닮은 듯 다른 추상우를 연기하면서 배우고 싶은 점도 찾았다. 계획적으로 삶을 꾸리고 싶은 박재찬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 산책, 작업까지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성격이다. 그렇기에 계획적인 추상우를 닮고 싶다고.
"무뚝뚝하고 말이 많지 않은 건 저랑 비슷해요. 또 좋고 싫음에 솔직하지 못한 점도요. 뭐가 좋은지 싫은지 잘 얘기하지 못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추상우는 융통성도 없고 계획적이고 정석만 좋아하잖아요. 그런 부분은 달랐어요. 장재영을 보면서 알고리즘 표를 그리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게 과제도 아니에요. 그런데 추상우는 정말 정성스럽게 자로 그려요. '저게 저렇게까지 할 일인가?'라고 생각하긴 했죠."
이렇게 탄생한 '시맨틱 에러'는 공개 직후 왓챠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박재찬은 예상치 못한 인기에 얼떨떨하면서 감사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촬영 전 "망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처음에 1등을 했을 때 체감이 안 됐어요. 그런데 제가 최근 V라이브를 했는데, 하트가 4,000만이 나오더라고요. 평소에 2~30만 나온 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올라간 거예요. V라이브를 할 때 인기를 많이 실감했어요.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인기에 힘입어 시즌2를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박서함이 촬영 후 입대하면 당장은 시즌2가 나오기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박재찬은 박서함의 군 복무 기간 동안에도 '시맨틱 에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제작사와 뜻이 맞는다면 시즌2에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비췄다. 실제로 결말 이후의 추상우와 장재영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고.
"추상우와 장재영이 맺어지면서 끝났잖아요. 제가 이후를 상상해 봤는데, 장재영이 좀 집착을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추상우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고요. 장재영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게 막 저돌적이지 못하고 안에서만 질투하는 거죠. 인스타그램을 염탐하면서요."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재찬은 DKZ로서 팬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새 멤버가 들어오고, 그룹명도 바뀌면서 변화를 맞은 DKZ는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컴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 멤버가 들어오고 합을 맞춰가는 과정 중이에요. 새 멤버는 아직 19살이에요. 저희에게 막내가 생긴 거죠. 굉장히 귀여워졌습니다. 또 저희 팀에 MBTI 내향형이 저밖에 없어요. 그래서 팀 분위기도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어요. 밖에서 에너지를 내야 될 때 옆에서 다 같이 해주니까 분위기가 더 사는 것 같아요."
"저희가 3년 동안 해왔던 게 있지만,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새 친구들과 맞추는 건 쉽지 않았죠. 그래도 팬분들이 보시기에 이질감 없고, 한 팀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싶습니다."
박재찬은 아쉽게 이번 컴백에서는 프로듀싱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그런 그의 영감의 원천은 영화. 특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취향에 맞는다고.
"영화에서는 모든 걸 경험할 수 있잖아요. 제가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은 영화에서 얻죠. '홀리 데이트', '라스트 썸머', '키싱 부스'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굿모닝 에브리원'을 봤는데, 위로가 되는 영화라 추천합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박재찬은 자신의 10년 후도 내다봤다. 가수로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많이 들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고, 배우로서는 "천만 배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악역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제가 항상 맡았던 역할이 착하고 전교 1등에 컴퓨터 천재였거든요. 그래서 왠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조금은 사연이 있는 악역을 꼭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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