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509일 만의 포효…‘골프황제’는 이번에도 일어섰다

마스터스 첫날 1언더 ‘부활샷’

300야드 티샷, 홀인원성 버디

“아드레날린 솟고, 에너지 얻어”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지금까지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랐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당한 교통사고는 차원이 달랐다. 다리는 물론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했다. 병원에서 한 달, 집에서 두 달을 꼼짝없이 누워 지냈다. 우즈도 “이번에는 다르다”고 했다.



그랬던 우즈가 다시 돌아왔다. 8일(한국 시간)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막을 올린 ‘명인 열전’ 마스터스 1라운드. 자동차 사고 후 14개월, 2020년 11월 마스터스 이후로는 꼭 509일 만에 정규 대회에 출전하는 우즈를 보기 위한 갤러리로 대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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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진분홍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은 우즈가 티잉 구역에 올라서자 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가벼운 눈인사로 답례한 우즈는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가자 약간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두 번째 샷도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파 행진을 거듭하던 우즈는 6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홀인원성으로 잡았다. 티샷이 핀 60㎝ 지점에 떨어지자 오거스타 내셔널에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8번 홀(파5)에서 보기를 범한 우즈는 13번 홀(파5)에서는 2온 후 가볍게 버디를 챙겼다. 14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6번 홀(파3)에서 9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처음으로 주먹을 쥐어 보였다. 우즈가 마지막 18번 홀(파4)을 파로 막으며 첫날을 1언더파로 마치자 중계진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고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300야드 넘는 드라이버 샷도 때리면서 페어웨이 안착률 57%, 그린 적중률 50%를 기록한 우즈는 “경쟁이 시작되니 아드레날린이 솟고 코스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이날 동반자들과 대화 없이 대부분 홀로 떨어져 걸은 우즈는 “다리가 아파 걷는 게 쉽지 않았다”며 “마사지와 얼음 목욕을 하는데 얼음 목욕은 추워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오기까지 나의 팀과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쳤다. 이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고 그 결실을 보겠다”고 털어놓았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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