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노사가 지난해 9%의 ‘역대급’ 임금 인상을 결정한 데 이어 올해도 평균 8%대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다. 지난해 LG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임금 인상에 속도를 낸 만큼 올해도 ‘도미노 인상’이 벌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노사는 전날 2022년도 임직원 평균 임금 인상률을 8.2%로 확정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에 더해 고과별 인상률을 합한 것이다. 이번 임금 인상에 따라 LG전자 신입사원 초임은 지난해보다 300만 원 상승한 4900만 원으로 올랐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임직원 평균 임금을 10년 만의 최대 폭인 9%로 올렸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인상안에 합의했다. 2018~2020년 평균 임금 인상률은 4% 안팎이었다. 임금 인상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LG전자가 연이어 파격적인 임금 상승폭을 유지한 데는 지난해 출범한 사무직 노조의 영향이 컸다.
LG전자가 2년 연속 파격 임금 인상에 합의하면서 다른 대기업의 임금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LG전자를 시작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연이어 대규모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균 7.5% 인상했고 SK하이닉스도 8%로 확정했다.
올해 이미 LG그룹의 전자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이 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대 수준인 평균 10%로 결정했고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평균 10% 수준의 인상률을 확정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에 걸쳐 임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 1월 기술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2% 안팎의 선조정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임금 협상은 주로 4~5월에 시작되는데 최종 협상안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려 임금 조정 시기가 늦어질 수 있어 연초에 일정 비율을 먼저 인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 임금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노조가 ‘중도’ 성향에서 ‘강성’으로 바뀌면서 강도 높은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다른 대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 인상율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