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디자인 철학 중심에는 항상 고객이 있다





국내에서 혁신적인 디자인 감각을 가진 회사로 꼽히는 현대카드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정태영(사진) 부회장의 주도 하에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디자인을 통해 변화시켜왔다. 가령 2003년 선보인 미니 M 카드는 크기의 관념을 바꿨다. 카드는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기기에 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휴대전화기에 액세서리처럼 거는 신용카드를 만든 것. 2005년에 선보인 대한민국 최초의 VVIP카드 ‘더 블랙(The Black)’에는 패턴의 미학을 담아내며 카드의 예술화를 시작했다. 또한 현대카드는 카드 재질에 대한 관행도 허물었다. 플라스틱 대신 금속을 도입하면서 화폐를 대체하는게 신용카드라는 주장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지폐 디자인 기법을 적용하거나, IC 카드 결제 시대에 맞춰 세로형 카드를 만드는 등 디자인 혁신을 거듭해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003년 취임 후 현재까지 현대카드만의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힘을 전파해왔고, 최근에는 금융 테크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 후 고객들이 현대카드를 처음 만나는 공간인 웹사이트에도 변화를 추구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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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고객이 디지털 채널을 이용할 때 느끼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개선에 초점을 맞춰서 홈페이지 디자인 등 ‘사용자 환경(UI, User Interface)’을 바꿨다. 웹페이지 개편은 메뉴 구성에 그치지 않고,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플레이트 이미지를 활용한 배너를 통해 내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정태영 부회장의 철학을 담아 카드 플레이트의 비율을 그대로 적용해 현대카드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낸 점이 돋보였다.

현대카드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이 신용카드 가입 시 이해하기 힘든 용어도 쉽게 변경했다. GPCC(General Purpose Credit Card·범용 신용카드)로 불리는 현대카드의 주요 상품은 ‘Hyundai Originals(현대 오리지널스)’로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전용 신용카드)로 불리는 현대카드가 각 업계 글로벌 브랜드들과 함께 만든 신용카드는 ‘Champion Brands(챔피온 브랜즈)’로 표기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웹사이트도 편의성을 높였다. 카드 신청을 원하는 고객이 별도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도 신분증 및 휴대전화를 통한 본인인증 과정만 거치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웹사이트 개편이 고객의 편의를 우선해 웹사이트를 다듬었다는 부분에서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디터 람스(Dieter Rams)’가 밝힌 디자인 10대 원칙이 떠오른다. 디터 람스의 디자인 10대 원칙에는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제품의 기능을 확실히 드러내되 원래 기능보다 많은 것을 담은 척 과시해선 안된다는 점이 정태영 부회장의 디자인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정태영 부회장이 추구하는 디자인과 발상, 완성도에 대한 집착과 수준 높은 결과물, 이러한 이면에는 본질을 꿰뚫는 그의 통찰력과 생각의 중심에 항상 고객이 있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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