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1차 투표가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 프랑스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정오 기준 투표율이 25%를 조금 넘겼다고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통계청은 투표권을 지닌 프랑스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95%인 4870만 명이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투표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오후 7시에 마감되며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오후 8시까지 투표소를 운영할 수 있다. 득표율 추정치는 대도시 투표까지 끝나는 오후 8시에 나온다.
프랑스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끼리 24일 2차 투표에서 맞붙는 방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는 과반 지지율을 얻은 후보가 없는 것으로 나와 2차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선에는 총 12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연임에 도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당선에 무게가 실렸지만, 최근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의 지지율이 빠르게 오르며 두 후보의 접전이 예상된다. 지난 8일 선거유세 종료를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조사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마린 대표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26%와 25%로 단 1%포인트 차이가 났다. 한 달 전에 약 10%포인트 차이가 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배경으로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가계의 삶이 팍팍해진 것이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자를 자처하며 '외치'에 집중한 사이 르펜 대표가 '서민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AP는 "이번 대선이 프랑스의 전후 정체성을 재편할 전기가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있는지 혹은 쇠퇴하고 있는지를 (프랑스 대선 결과가)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르펜 대표는 예전부터 반이민 공약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두 후보는 이날 일찍 투표소를 방문해 표를 던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함께 프랑스 북부 르투케 지역에서, 극우 후보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북부 에냉보몽 지역에서 투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