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부동산 대수술 맡은 '대장동 1타 강사'…"서민 주거안정 집중"

[尹정부 1차 내각 인선]

■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

3선 의원·제주도지사 출신

힘 있는 장관으로 현안 돌파

민심 꿰뚫는 정무감각 바탕

공시가격·보유세 메스대고

신도시·GTX 중점추진 전망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 공동취재단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 공동취재단







새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에 제주도지사 출신인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낙점됐다. 초대 장관 후보 가운데 ‘서프라이즈’로 꼽히는 원 후보자는 부동산 민심이 정권 교체를 이뤄낸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한 맞춤형 인선으로 분석된다. 그가 도지사로서 쌓은 행정 경험과 3선 의원의 정무적 감각이 이전 정부에서 꼬일 대로 꼬인 부동산 정책은 물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국토·교통 정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10일 원 후보자는 초대 국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과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책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겠다. 특히 꿈을 잃은 젊은 세대가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했던 대규모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고 ‘청년 원가 주택’과 반값 주택인 ‘역세권 첫 집’ 등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토의 균형 발전과 부동산 문제 해결,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여러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했다. 이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깜짝 인선이라는 의견, 전문적인 경력이 없었다는 일각의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국민들의 고통과 눈높이를 국토·부동산·교통 분야에서의 전문가들과 잘 접목시켜 국민과 함께 국민 전체, 국민의 꿈을 실현시키고 고통을 더는 데 정무적 중심, 종합적 역할을 하란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초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인수위 내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원 후보자이기에 국가적 어젠다가 몰려 있는 국토부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부처와 민간 전문가 간 긴밀한 협업도 업계에서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 후보자가 도지사와 국회의원 경험이 있지만 수도권 주택 문제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만큼 정책 상당 부분을 전문가 의견을 따르거나 위임할 것으로 보이며 잘못된 신념으로 시장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보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적절히 수렴한다면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오른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오른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원 후보자는 내각 경험이 없지만 제주도지사로서 국토부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해왔다. 지난해 4월 졸속으로 결정되는 공동주택·개별주택 공시가격을 정상화하고 지자체가 공시가격을 검증하는 권한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일이 대표적이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당시 원 후보자는 지자체장으로서 중앙 부처인 국토부의 행정처분에 맞서는 일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데도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투명하지 못한 공시가격 산정 근거에 대한 문제를 거세게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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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에는 국민 누구나 내 집 마련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투명 보유세’를 제안하고, 주택 총액 수준에 따른 과세와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최종적으로는 반려됐지만 제주도민들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제주 제2공항 추진도 원 후보자가 손댔던 업무 중 하나다. 대선 기간에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장동 의혹 제기를 주도하며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당사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이슈를 다룰 때 원 후보자는 도 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문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건국대 교수), 정수연 한국감정평가학회장(제주대 교수), 전동흔 법무법인 율촌 고문 등은 원 후보자가 시장 동향이나 정책 파악을 위해 자주 연락하는 이들로 꼽힌다.

원 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쳐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연장, 보유세 정상화 등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앞서 그는 대선 캠프 정책본부장 시절, 1기 신도시를 무대로 미래 혁신형 도시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원 후보자는 “용적률을 올리면 도시 기반 시설이 문제가 되고 다시 밀도가 올라감에 따라 교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시의 밀도와 기반 시설, 쾌적한 주거 환경을 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안에 힘을 실었다. 또 GTX 연장에 대해서 원 후보자는 “1기 노선인 A·B·C 이후의 계획이 전혀 돼 있지 않기에 민자 사업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경기 곳곳에 성장 거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1964년 제주 서귀포 △제주제일고 △서울대 공법학 학사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수원·여주·부산지검 검사 △16·17·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의원·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사무총장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37·38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 위원장

이수민 기자·이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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