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尹 당선 뒤 첫 대규모 집회' 민주노총 13일 결의 대회 예고에…경찰, 대응 방안 고심

집회 강행시 참가자 약 1만명 달할듯

인수위·서울시는 '엄정 대응' 기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오늘 13일 서울 도심에서 결의대회를 강행하겠단 의지를 보이면서 정권 이양기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 기조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경찰에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에 대한 '선별적 법 집행'을 꼬집은 뒤 열리는 첫 집회인 만큼 경찰도 대응 수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민주노총이 13일 서울 도심에서 열기로 한 결의대회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일 것으로 보고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8일 민주노총에 보낸 공문에서 "인접 장소에 유사한 목적으로 여러 건의 집회 및 행진 신고를 한바 대규모 집회로 확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매우 우려된다"고 금지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민주노총 집회 강행 때 참가자가 약 1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아직 집회 장소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서울 도심 곳곳에서 '게릴라' 형식으로 금지된 집회를 열어온 것처럼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서울시와 경찰이 금지 통보를 하건 말건 그건 그들의 입장"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입장과 계획대로 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하면 가용 경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집결 단계부터 차단·해산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문소를 설치해 도심 진입을 차단하고 경력을 동원해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원칙대로 대비·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다만 인수위가 '민주노총 집회 엄정 대응'을 촉구한 지 한 달 만에 열리는 집회인데다, 차기 정부와 노동계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집회이다 보니 집회 대응 강도를 높이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수위는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집회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며 "불법에 대해 일관되고 엄정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여의도에서 열리는 수천명 규모의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저지 전국농어민대회는 금지되지 않은데다, 광화문 인근에서 국민혁명당 등도 여전히 신고 인원을 초과한 불법성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13일 민주노총 집회에 대한 경찰의 대응 수위를 놓고 향후 '형평성'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권 이양기 경찰의 집회·시위 대응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적극적으로 집회를 차단하자니 아직 문재인 정부이고, 종전처럼 하려니 인수위에서 경고한 상황이다. 경찰도 딜레마에 처한 것"이라며 "다만 민주노총이 물리력을 과시해 인수위 출범을 방해할 목적으로 충돌을 일으키려 한다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삼청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의대회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