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추가 반입에 나서면서 국내 강관 관련 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LNG 수출 인프라 확대를 위해 강관 수입을 늘리면 국내 업체들에 반사 수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아제강(306200)은 전 거래일보다 6.25% 오른 12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개인이 19억 원을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억 원, 10억 원씩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국내 최대 강관 업체인 포스코(POSCO)도 1.06% 올랐으며 휴스틸(005010)(3.10%), 아주스틸(139990)(7.41%)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 EU가 러시아 LNG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원 다각화에 나선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U는 지난해 155bcm(입방미터)에 달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가운데 60bcm가량을 올해 말까지 대체할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해 22.2bcm를 EU에 수출한 데 이어 연내 15bcm의 물량을 추가하며 EU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현재 39건의 LNG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설비 능력을 서둘러 확충하고 있다.
미국의 LNG 인프라 투자는 국내 강관 업계에 희소식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강관의 입지가 이미 공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의 강관 수입국 중 가장 큰 비중(23%)을 차지하고 있다. 세아제강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국제적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2020년에는 포스코와 세아제강이 캐나다 최대 LNG 개발 프로젝트(Kitimat)에 참여해 7만 톤 이상의 강관을 공급했고, 지난해 모잠비크 프로젝트는 세아제강과 이녹스테크가 공동으로 수주한 바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LNG 인프라 투자는 국내 강관 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로 한국이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은 쿼터로 제한받고 있지만 향후 미국의 필요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재는 국내에도 있다. 서울시가 4일 2040년까지 상수관로 3074㎞를 단계적으로 교체한다는 내용 등이 담긴 ‘2040 서울 수도정비기본계획’을 발표해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에선 과거 교체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 사업 규모가 수조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