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숨막히는 글로벌 보호주의…"세계 무역기술장벽 3966건, 역대 최대"

지난해 WTO 통보, 1년만에 18% 더 늘어

대한상의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해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세계 각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글로벌 무역기술장벽(TBT)도 대폭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국제무역 환경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무역기술장벽 건수는 총 396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3352건보다 18.3%나 더 많은 역대 최대치다.



무역기술장벽은 서로 다른 기술 규정이나 표준, 시험인증 절차 등을 적용해 국가 간의 자유로운 교역을 방해하는 무역 장애 요소다. 외국 상품의 진출을 어렵게 하는 대표적인 비관세장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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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무역기술장벽이 급증한 것을 두고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자국의 경제를 회복하고 첨단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표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술규제를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뿐 아니라 이제는 개발도상국들까지 에너지효율등급 규제 등 선진국의 기술규제를 차용하며 무역기술장벽을 늘리고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진단이었다.

국가별로는 우간다의 무역기술장벽 통보 건수가 507건으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443건), 미국(391건), 케냐(175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117건으로 아홉 번째로 많았다.

글로벌 보호무역과 핵심기술 보호주의는 외국인직접투자를 억제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대한상의가 UN 무역개발협의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한 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9989억달러로 조사됐다. 외국인 투자 규제정책도 21개에서 50개로 늘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올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각국의 무역 제한 조치도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세계적 팬데믹 상황 속에서 주요국들의 공급망 재편과 기술 주도권 경쟁, 탄소 국경세 도입 등 새로운 보호주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는 동시에 정교해지고 있다”며 “향후 미·중·러 패권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더욱 부각될 전망인 만큼 통상 이슈에 대해 주요국과의 협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자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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