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13일 새 정부 내각 인사와 관련해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며 “각성의 세례를 통과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정부는 앞으로 어떨까.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구성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철수는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재판(再版·지나간 일을 되풀이함)이 되지 않게 할 유일한 송곳”이라며 “안철수의 능력 여부와 상관 없이 송곳이라는 점 하나로 의미는 충분하다”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내각에 ‘안철수계’ 인물을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안 위원장의 측근이다. 지난 10일 1차 내각 인사 발표에 이어 이날 2차 발표에서도 안철수계 인물이 배제되면서 안 위원장 측근,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불만이 팽배한다. 전일 안 위원장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아직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이 남아있지만 안철수계 인물이 내각에서 실종되면서, 대선 단일화 당시 약속한 ‘공동정부’ 구현도 파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최 교수는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달라’는 말의 신뢰는 그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지켜주지, 목소리의 크기가 지켜주지 않는다”며 “내면이 작으면 찔릴까 봐 겁먹고 송곳을 쉽게 버리려 한다. 내면이 크면 찔리더라도 송곳을 소중히 여긴다”고도 했다. 이는 윤 당선인을 우회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지난 3월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과 대선 후보 단일화 회동을 하며 ‘종이(합의문)는 다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각성하자.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 싶어도 각성하자”며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전혀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