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을 맡았을 때 딸과 아들이 연이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내각은 동아리처럼 구성해서는 안 된다”며 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13일 복지위원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 이공계열 학과에 재학 중이던 정 후보자의 딸은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당시는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을 맡고 있던 때다. 이듬해 경북대 이공계열 학과에 재학하고 있던 아들도 ‘2018년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을 통해 편입했다. 경북대 의대는 원래 편입을 받지 않지만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폐지되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편입을 받았다.
당시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은 1단계는 학사 성적, 서류, 공인 영어 점수 등을 평가하는 방식, 2단계는 면접 고사, 구술 평가 등을 통해 최종 편입자를 선발했다. 면접과 구술로 평가하는 2단계의 경우 심사위원의 재량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의전원이 생겼다 없어질 당시에는 논란을 빚으며 의대에 들어온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정 후보자가 과거 지역 신문에 기고한 칼럼 중 또 다른 칼럼도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는 2012년 ‘금달래’라는 제목의 글에서 스마트폰 중독자를 정신 질환자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칼럼에서 “금달래라고 불렸던 여인이 있었다”면서 “1950년대 대구의 길거리를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던 가여운 사람인데 정신이 바르지 못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지 시내에 나가보면 금달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에 무엇인가 꽂혀 있다. 휴대폰 이어폰이다”라고 지적했다.
각종 칼럼에 이어 자녀 편입 등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민주당은 정 후보자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 복지위원들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자에 대해 “보건·복지 총책임자로서 전문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뚤어진 여성관으로 정부에서 일할 기본적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인물”이라며 후보자 지명 재고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