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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시장 뒤덮은 '기형 유발 논란'…"상업적 경쟁력 10배↓"

'시오노기 쇼크' 직후 일동제약 하한가

설명 자료에 주가 21.5% 즉시 회복

"상업적 성공률 50%→5% 급감"

신풍제약 '피라맥스'도 기형유발 성분

안전성 못 앞선 치료제 판매 저조 우려





코로나19 치료제의 '기형 유발' 가능성에 관련 기업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일동제약(249420)은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치료제가 기형 유전 특성이 있다는 비임상 결과가 알려졌다가 하한가를 겪었다. 동반해서 개발 경쟁을 벌이는 신풍제약(019170)도 주가가 이틀에 걸쳐 널뛰었다. 특히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에서도 기형 유발 성분을 포함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코로나19 치료제의 안전성이 다시 시장에서의 성패에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기형 유발 가능성이 알려진 코로나19 치료제는 향후 시장 경쟁력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15일 오늘 곧바로 정부가 대부분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를 발표하며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으로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줄어든 가운데, 경쟁 치료제에 비해 기형 유발 특성이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당초 기대보다 판매량은 저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오노기 "허가 영향 없다" 해명에도 경쟁력 하락 불가피


지난 13일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코로나19 경구치료제 'S-217622'의 태아 기형 유발 이슈 관련 설명자료. 자료=시오노기제약 홈페이지 캡처지난 13일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코로나19 경구치료제 'S-217622'의 태아 기형 유발 이슈 관련 설명자료. 자료=시오노기제약 홈페이지 캡처


14일 시오노기제약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불거진 코로나19 경구치료제 'S-217622'의 태아 기형 유발 이슈에 대해 "치료약의 승인심사 가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해당 비임상 시험의 결과는 이미 2021년 12월에 후생노동성과 독립 행정법인 의약품 의료기기 종합 기구(PMDA)에 보고 완료됐고 지난 2월 제출한 승인 신청 자료에도 포함돼 있어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에서는 동물실험에서 기형을 생성하는 특성이 발견돼 'S-217622'는 임산부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신한 토끼로 비임상 시험 결과 고농도 투약에서 태아의 골격이나 외관, 내장에 일부 기형을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시오노기제약과 공동으로 코로나19 경구치료제를 개발 중인 일동제약의 주가는 13일 즉각 하한가로 급락했다. 이후 14일 시오노기제약의 해명이 공개되며 일동제약 주가는 다시 21.5% 껑충 뛰었다. 시장에서도 품목 허가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허가 여부와 별도로 시장 경쟁력에 있어서는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제프리스 앤 코퍼레이션(Jefferies & Co.)의 스티븐 베이커(Stephen Baker) 애널리스트는 'S-217622'에 대해 "이 약이 기형 유발 이슈가 알려지면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50%에서 5%로 낮아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일본 당국이 엄각한 조건으로 승인하겠지만, 제3자와의 라이선스 계약에서는 크게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테시로기 이사오(왼쪽) 시오노기제약 대표와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일동제약.테시로기 이사오(왼쪽) 시오노기제약 대표와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식에서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일동제약.


'시오노기 쇼크' 반사이익 기대하던 피라맥스도 '기형 유발'


신풍제약이 코로나19 경구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 서울경제DB신풍제약이 코로나19 경구치료제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 서울경제DB




신풍제약은 일동제약이 하한가를 기록한 지난 13일 신풍제약은 16.77% 급등했고, 14일에는 다시 10.57% 급락했다. 일동제약의 악재에 반사이익을 누렸다가 곧바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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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일동제약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 중인 신풍제약도 '기형 유발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신풍제약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개발 중인 피라맥스는 임산부가 복용해서는 안 되는 임부금기 2등급 의약품으로 확인된다. 피라맥스의 알테수네이트 성분에 따라 이 약품은 원칙적으로 사람에서 태아에 대한 위해성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을 금지한다. 다만, 치료상의 유익성이 약물 사용의 잠재적 위험성을 상회하거나 명확한 임상적 사유가 뒷받침 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사용상 주의사항을 보면 이상반응에 '완전 유산'이 포함돼 있고, 임부 및 수유부에 대한 투여에 있어서 약의 성분인 알테수네이트는 영장류를 포함한 동물모델에서 생체내 배아독성과 최기형성(기형아 유발성)이 알려져 있다. 레트 연구에서는 또다른 피라맥스의 성분인 피로나리딘은 유즙으로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나 투여 중에는 수유를 피하라고 돼 있다.

신풍제약 '피라맥스'의 의약품상세정보에 임부금기 2등급으로 사용 주의사항이 기재돼 있다. 자료=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신풍제약 '피라맥스'의 의약품상세정보에 임부금기 2등급으로 사용 주의사항이 기재돼 있다. 자료=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 캡처


유일 임산부 복용 '팍스로비드', 후발주자가 잡을 수 있나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비치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연합뉴스.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 비치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연합뉴스.


기형 유발 가능성이 코로나19 치료제에 주요 변수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택권은 거의 없다. 본래 임산부가 복용할 수 있는 의약품은 제한적이며, 임산부도 복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코로나19 치료제는 더욱 없기 때문이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모두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 자료가 없어 투여를 권고하고 있지 않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로 현재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 된 머크의 '라게브리오'도 임산부와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에게 투약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오직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만이 복용 전 의료전문가와 상담 후 임산부와 임신 예정, 수유 중인 경우에도 먹을 수 있다. 임산부약물정보센터는 "팍스로비드의 구성인 리토나비르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어 임산부 투약에도 기형 발생이 없다는 증명이 됐고, 니르마트렐비르는 토끼 대상 비임상시험에서 10배 정도 투여 시 태자의 체중이 9% 감소했다"며 기형 유발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기존 의약품에 비해 안전성에서 앞서지 못한다면, 경쟁력의 차별화를 만들 요인은 가격, 복용 편의성 등으로 줄어들 게 된다. 특히 엔데믹 전환이 임박하면서 축소하는 코로나 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은 갈수록 선점 효과를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hy 바이오는=‘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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