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메모리반도체의 호황에 힘입어 3년 만에 미국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세계시장 매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15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총 732억 달러(약 90조 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인텔의 지난해 반도체 부문 매출은 725억 달러(약 89조 원)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인텔에 이어 줄곧 2위 자리에 머물러 왔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점유율(12.3%)도 인텔(12.2%)을 근소하게 앞서게 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삼성전자, 인텔에 이은 3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지난해 매출액은 364억 달러(약 45조 원)로 6.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메모리 전문업체 마이크론(4.8%), 미국 퀄컴(4.6%), 미국 브로드컴(3.2%), 대만 반도체 설계회사 미디어텍(3.0%), 미국 차량용 반도체 전문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2.8%), 미국 그래픽 반도체 전문 엔비디아(2.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 전문기업 AMD(2.7%)는 2020년 14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는 대만 TSMC가 제외됐다. 지난해 568억 달러(약 70조 원)의 연간 매출을 거둔 TSMC는 삼성전자, 인텔에 이어 사실상 글로벌 3위 업체로 분류된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5950억 달러(약 731조 원)로 2020년보다 2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부문은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의 27.9%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33.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년보다 34.9% 늘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무선 통신 부문은 24.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루 노우드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위탁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만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시, 물류·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아져 매출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