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승 시계' 빨라진 골프천재…1년새 4승 품고 '훌라춤'

■ 김효주 LPGA 롯데챔피언십 우승

통산 3승→4승 5년…5승은 11개월

日 시부노 2타차 따돌려 정상 등극

18홀 환상 어프로치 샷으로 쐐기

9전10기로 스폰서 주최 대회 제패

김효주가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훌라춤을 따라하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대홍기획김효주가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훌라춤을 따라하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 제공=대홍기획




트로피 들고 셀피 찍는 김효주. AFP연합뉴스트로피 들고 셀피 찍는 김효주. AFP연합뉴스


“스폰서 대회 우승이라 두 배로 기분이 좋네요.”

김효주(27)와 롯데의 인연은 각별하다. 고교생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그해 하반기 프로 전향 때부터 현재까지 롯데그룹과 후원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신 국내 무대에 주력하던 2020년 6월에는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으로 당시 3년 여 동안 이어져온 우승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번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10번째 개근 출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골프 천재’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김효주는 17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호아칼레이CC(파72)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그는 시부노 히나코(일본·9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치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제패 이후 11개월 만에 거둔 LPGA 투어 통산 5승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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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는 ‘우승 시계’가 빨라졌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지난해 HSBC 우승 당시에는 2016년 2월 바하마 클래식 이후 무려 5년 3개월 만에 LPGA 대회 승수를 4승으로 늘렸는데, 그 다음 우승까지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 KLPGA 투어에서 지난해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10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정상에도 올라 11개월 만에 미국과 한국에서 도합 4승을 올렸다. 이 기간 우승 상금으로 벌어들인 금액만도 이번 대회 30만 달러(약 3억 7000만 원)을 포함해 약 9억 1800만 원에 달한다.

첫날 2위로 시작한 김효주는 2라운드에서 선두로 올라선 뒤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날 3타의 리드를 안고 출발한 그는 2위 시부노가 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자 5번 홀(파5) 버디로 응수해 거리를 유지했다. 8번 홀(파4)에선 내리막 3m 가량의 만만찮은 퍼트를 떨궈 4타 차로 달아났다. 9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첫 보기를 적어낸 김효주는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뽑은 시부노에게 2타 차로 쫓겼다. 17번 홀(파4)에서 두 번째 보기를 범해 1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18번 홀(파5)이었다. 티샷이 불안했지만 세 번째 샷을 홀 50cm에 붙여 2타 차 우승을 완성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번 시즌 세 번째 톱10을 기록한 김효주는 평균 타수 4위(69.3타),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5위(41점), 상금 6위(48만 7431달러)에 올랐다.

역시 롯데 후원을 받는 최혜진(23)은 3타를 줄이며 이번 시즌 LPGA 투어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인 3위(7언더파)를 차지했다. 지난해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으로 출전 자격을 얻은 국내파 이소미(23)는 5위(5언더파)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이날 김효주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LPGA 투어 한국 군단은 HSBC 대회 고진영(27)에 이어 2승째를 따냈다. 김효주는 “스폰서 대회 우승은 내가 굉장한 부담을 이겨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홀 가까이 붙인 마지막 홀 세 번째 샷에 대해서는 “버디를 하지 않으면 연장에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쳤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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