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재건축을 앞둔 국내 1호 영구 임대주택인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를 방문해 ‘서울 임대주택 3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주택의 품질 대폭 개선 △소셜믹스 도입 △30년 이상 노후단지 단계적 재정비를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주택’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 설명회를 열고 “오늘을 계기로 서울의 저소득층 분들의 주거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인구 구성이 바뀌면서 최근에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임대주택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거기에 걸맞은 품질을 보장하고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우선 기존 임대주택 평형 대비 1.5배 이상 확장된 ‘서울형 주거면적 기준’을 도입한다. 향후 5년간 공급하는 신규 임대주택 총 12만 가구 가운데 30%를 중형(전용 60㎡ 이상) 평형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 임대주택 중 전용 60㎡를 넘는 가구는 8%에 불과하다.
또 아일랜드 주방, 시스템 에어컨 등 최신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바닥재·벽재·조명 등 내장재도 고급화한다. 피트니스센터, 반려동물 공원 등 커뮤니티 시설은 물론 단지 입구부터 현관문까지 비접촉으로 통과하는 최첨단 ‘스마트 원패스 시스템’도 도입한다.
임대와 분양의 구분이 없는 소셜믹스도 본격 도입한다. 앞서 서울시는 동·호수 공개 추첨제를 도입하고 임대주택의 별동 배치를 금지하는 등 차별적 요소 퇴출에 힘써왔다. 여기에다 모든 입주민의 ‘주거 이동’을 허용해 다른 층수나 다른 면적, 혹은 다른 지역의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에는 결혼, 생업 유지, 질병 치료 등 특별한 사유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연간 임대주택 입주 세대의 약 0.1%만 주거 이동이 가능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2026년까지 준공 30년을 경과하는 노후 영구·공공임대 24개 단지, 총 3만 3083가구에 대해 단계적 재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입주민들이 재건축 때문에 주거지를 떠나지 않도록 단지 주변 저활용 공공 부지에 이주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첫 대상지는 1989년 입주한 영구임대 아파트 하계5단지다. 이 단지는 이번에 발표된 세 가지 혁신 방안이 모두 적용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 단지로 재탄생한다. 기존 640가구에서 1510가구로 늘어나고 완전한 소셜믹스와 고품질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녹지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해 지역의 거점으로 만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