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기자의눈] K배터리 위협하는 파나소닉

산업부 김기혁기자





“일본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 기술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앞으로 수년간 한국 배터리 점유율을 가장 많이 빼앗는 기업이 파나소닉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국 배터리 셀 업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나소닉의 부활을 경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종주국에서 점차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일본 배터리 산업이 파나소닉의 도약을 기점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고 봤다. 중국과 한국 배터리에 밀려 점차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대세로 급부상한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워 과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파나소닉은 올 들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부쩍 드러내고 있다. 이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로 늘리고 원가는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구스미 유키 최고경영자(CEO)는 “4680 셀의 성능과 비용이 어느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다면 테슬라 외의 다른 제조사들도 결국 4680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 배터리는 테슬라가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주목받았는데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테슬라를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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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공장 위치도 전략적으로 택했다.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에 따라 미국에도 신규 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한편 일본 서부 와카야마현에도 2개 생산라인을 신설하기로 했다. 올해 4680 배터리의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 중 4680 배터리의 양산 계획을 대외적으로 밝힌 곳은 아직 없다.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4680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나소닉이 타임라인을 공개하면서 K배터리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4680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의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할 또 하나의 변곡점이다. 언제 이를 양산하고 또 얼마나 많은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수출을 하는지에 따라 K배터리를 바라보는 전 세계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다시 도약하는 파나소닉과의 경쟁에서 K배터리가 승기를 잡길 기대해본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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