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생(檢生)2막] "국익에 도움되는 법률 자문 해주고파"

■ 김영종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

檢 기관장때 지역경제·국익 고민

동해안권경자사업 자문역 맡기도

표지갈이·아이스하키 입시 등 수사

검수완박은 백년대계를 성급히 처리

김영종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김영종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해외 사업을 고민하는 국내 기업들을 위해 다양한 법률 자문을 해주면서 법조인으로서 소명을 다 하고 싶습니다.”



김영종(사법연수원 23기)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는 2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검생 2막을 묻는 질문에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1994년 검사로 임관해 2017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지낼 때까지 23년간 검찰에서 일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첨단범죄수사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등을 거친 특수통 출신이다.

김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 출신이면서도 국가 경제에 관심이 많다. 변호사 개업 후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망상지구 개발사업의 법률 자문을 한 경험도 있다.



그는 “검찰 기관장에 있을 때는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검찰권 행사의 최고 덕목이라고 생각했다”며 “변호사로서 단순히 기업이 돈을 버는 차원이 아니라 외국의 국내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항구적인 국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률자문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김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특수수사들을 맡았다. 그가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때 지휘한 ‘표지갈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남의 책 표지만 바꿔 자신의 저서로 출간하거나 이를 묵인한 대학교수 179명을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대학교수가 표지갈이로 적발된 첫 사례이자 단일 사건에 교수들이 대거 기소된 초유의 일이었다. 그는 “대학에 대한 업무방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사건인데 표지갈이라는 말이 그때 처음 생겼다”며 “이를 계기로 교수들의 출판 관행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199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서울북부지검) 검사로 일할 때는 ‘아이스하키 비리'를 밝혀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 고교 아이스하키 감독들이 특기생 선발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아이스하키협회 간부들도 비리에 관여했던 사건이다.

김 변호사는 올해 2월 강원랜드 부정채용 비리 사건의 무죄를 이끌어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염동열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강원랜드에 측근들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은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18년 특별수사단이 꾸려졌다.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권 의원은 무죄, 염 전 의원은 징역 1년형을 각각 선고 받았다.

김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 경험상 염 전 의원 재판 증거물로 채택된 ‘권시트’(강원랜드 인사팀에서 청탁 대상자를 엑셀 파일로 정리한 문서) 최초 문서가 권 의원 재판에서는 빠져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는 “권시트 파일명 속 ‘권’이 가리키는 청탁자가 권성동이 아니라 권 의원 사촌동생이었다. 검사가 검찰에 불리한 증거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라며 “이는 무죄 판결의 결정적 이유가 됐다. 특수수사 경험이 없었다면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1심, 2심 재판부는 ‘권시트’가 가리키는 인물을 권 의원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권 의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도 원심대로 최종 판결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검사가 수사에서 손 떼게 하는 나라가 없다"며 “해외 입법례나 각국 운영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 후에 수사 공백 생기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국가 백년지대계인 사법체계를 정권이 바뀌기 전에 빨리 처리하겠다는 행태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영종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김영종 법무법인 호민 대표변호사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