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측의 연설을 앞두고 미국과 서방의 고위 관료들이 집단 퇴장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비공개 회의에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발언이 시작되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등이 자리를 떳다.
아울러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도 퇴장했다가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재무장관들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는데 러시아의 연설이 시작되자 화면을 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참석했는데 한국과 일본의 재무장관의 경우 회의에서 이석하지는 않았다.
미 재무부는 이날 옐런 장관의 G20 회의 퇴장 이후 러시아 은행과 가상화폐 채굴업체 및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안도 발표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중국과 중동에서 활동하며 러시아 제재 회피를 돕고 있는 러시아 상업은행 트랜스카피탈뱅크와 러시아 과두 정치인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가 이끄는 조직의 40여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의 가상화폐 채굴 업체인 비트리버와 계열사 10여 곳도 포함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상화폐 채굴 업체가 제재 명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무부는 "미국은 아무리 복잡한 자산이라도 푸틴 정권이 제재의 영향을 상쇄하는 메커니즘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