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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제동걸린 조선주…23조 잭팟인가 저가수주 덫인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 4000㎥급 LNG운반선./사진제공=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 4000㎥급 LNG운반선./사진제공=현대중공업




국내 조선 ‘빅3’가 카타르에서 '23조원' 규모의 역대급 수주를 올리고도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조선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카타르측의 '선가 후려치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저가 수주'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1일 오전 10시 22분 기준 현대중공업(329180)은 전일보다 4.36% 내린 14만2500원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3.14% 내렸으며 한국조선해양(009540)(-1.96%), 현대미포조선(010620)(-1.82%), 삼성중공업(010140)(-1.93%)도 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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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주 훈풍과 실적 기대감에 순항 중이었던 조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인 것은 카타르발 대규모 수주가 오히려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원자재값 고공 행진으로 조선 제조의 주원료인 후판 가격이 대폭 인상됐는데, 카타르측에서 2년 전 조선업 불황 당시 선가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0년 6월 수주 당시만해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17만4000㎥급)의 건조가격은 1억8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2억200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수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봐야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조선사들은 원자재 인상분을 선가에 전가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에 넣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 버거운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후판가격 인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톤당 10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가수주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후판 가격 인상 시 추가적인 공사손실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1분기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돼 조선사들의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카타르와의 선가 협상이 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카타르 또한 국내 조선사와 발주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LNG 생산 프로젝트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며 "협의를 통해 부분적인 선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고가인 2억2000만달러를 밑도는 선에서 선가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카타르 발주 물량이 워낙 많은 데다가 LNG선이 마진이 높은 선종이기 때문에 적자까지 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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