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다섯 번의 그린 재킷을 입은 ‘골프 황제’가 위험을 감수하고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워낙 좋아하고 자신 있어하는 대회기도 했지만 몸 상태와 관련한 일화도 있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골프 먼슬리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82·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라디오 프로그램인 ‘인사이드 더 로프’에 출연해 타이거 우즈(47·미국)가 마스터스에 출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니클라우스는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자인 마쓰야마 히데키(30·일본)가 준비한 올해 챔피언스 디너에 참석했다. 저녁 자리에서 니클라우스는 우즈 곁에서 식사를 했고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니클라우스는 우즈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우즈가 의사에게 ‘내년에 내 상태는 어떨 것 같냐’고 물었고 의사는 ‘여전히 아플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의 답변에 우즈가 ‘내년에도 똑같이 아플 것을 아는데 굳이 1년을 더 쉴 필요가 있나. 그냥 돌아가서 참고 플레이 하겠다’고했다”며 우즈가 마스터스 출전을 강행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니클라우스는 “우즈가 지난 14개월 동안 무엇을 겪었는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다. 그가 겪었던 일은 매우 힘든 일이었고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고 우즈를 높이 평가했다.
우즈는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 전복 사고로 두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선수 생활의 큰 위기를 맞았지만 혹독한 재활 과정을 거쳐 지난 11일 막을 내린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비록 최종 합계 13오버파 47위로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돌아온 황제에게 전 세계 골프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우즈의 디 오픈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마스터스 직후 우즈는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디 오픈 개최지)는 골프의 고향이다. 내가 좋아하는 골프장이고 그곳에서 플레이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150회를 맞는 디 오픈은 오는 7월 개최된다. 우즈는 디 오픈에서 2000·2005·2006년 세 차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