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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넷플릭스 인기작 '그린마더스클럽', 2%대 시청률이 재미 척도일까

[리뷰] JTBC '그린마더스클럽'

교육열 높은 초등커뮤니티의 민낯

어른들의 인간관계 조명

넷플릭스 한국 TOP10 상위권 기록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그린마더스클럽' 스틸 / 사진=JTBC'그린마더스클럽' 스틸 / 사진=JTBC




최근 JTBC 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의 저조한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앞서 ‘서른, 아홉’, ‘기상청 사람들’ 등이 7~8%대(닐슨코리아/전국 유료) 시청률로 호성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되게 2~3%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그린마더스클럽이 재밌더라”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OTT서비스에서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진짜 재밌는 걸까 아닌 걸까.

‘그린마더스클럽’은 직역하면 녹색어머니회. 초등학생 때 등하굣길 횡단보도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있던 어머니들을 뜻하는 이름이다. 작품은 이렇게 자녀들을 위해 모이는 초등커뮤니티 학부모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의 배경은 이름부터 압박감이 느껴지는 떠오르는 교육 특구 ‘상위동’이다. 현대판 맹모삼천지교처럼 많은 이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오기 위해 노력한다. 열띤 교육 전쟁에 참전하고 싶지 않은 이은표(이요원)가 예기치 않게 상위동으로 이사 오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엄마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상하관계가 있다. 집안 배경과 아이들의 성적으로 엄마들도 등급이 나눠지고, 자격지심도 느낀다. 상위동 초등커뮤니티를 꽉 잡고 있는 사람은 유빈맘 변춘희(추자현). 남편은 의사고, 딸 유빈은 초등학교 1학년인데도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 주변 엄마들은 이렇게 딸을 출중하게 키워낸 변춘희에게 정보를 얻어 보려고 혈안이다. 변춘희가 인간계 중 최고라면, 천상계에는 앙리맘 서진하(김규리)가 있다. 사는 곳부터가 다르다. 펜트하우스 거주하는 앙리는 한국계 프랑스인 아버지를 두고 있고, 원어민 수준의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런 분위기의 상위동 엄마들 입장에서 이은표는 물 흐리는 미꾸라지 같다. 사교육에 관심이 없던 이은표는 상위동 커뮤니티의 중심 변춘희 앞에서 “아직 1학년인데 그렇게까지 학원을 돌리고 하는 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고 엄마 욕심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가 찍히고 만다. 그의 눈치 없는 발언은 동네 주민인 육촌동생도 외면할 정도다.

외딴 섬처럼 고군분투하던 이은표는 자막 없이 영어로 된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들 사이에서 의기소침하는 아들 동석을 보고 현실을 자각하고, 심지어 동석이 0.01% 상위 영재였다는 사실을 알고 상위동 엄마들에 대한 시선을 바꾼다.





낯설지 않은 소재다. 특히 2018~2019년을 강타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떠올리는 이도 많다. ‘스카이캐슬’은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꼬집는다는 점에서 ‘그린마더스클럽’과 비슷하다. 반면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를 둔 상위 0.1% 학부모들의 이야기라는 점과 다소 과장된 드라마적 요소들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느낌은 적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라 현실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지나친 교육열에 대한 현실고발적 성격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작품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되풀이하고 있다. ‘어른들도 목적 없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일상의 대부분을 커뮤니티 엄마들끼리 지내지만 진짜 마음을 나누는 친구인지 아닌지 아리송하다. 서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존재이기에 표면적 친목을 다지고 있는 것 같다. 이은표를 따돌리던 엄마들이 동석이 영재성을 발휘하면서부터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만 봐도 그렇다.

상위동 학부모들이 꽤나 복잡한 관계로 설정된 것도 인간관계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다. 애증관계의 동창 이은표와 서진하. 서진하에게 묘한 자격지심을 느끼는 변춘희, 거꾸로 이은표와 친하게 지내는 변춘희를 질투하는 서진하. 아이들 운동회에서 10년 만에 재회한 옛 연인 변춘희와 이만수(윤경호) 등이 미스터리를 만드는 소재다.





작품이 진짜 말하고자 하는 건 서진하의 갑작스러운 사망부터 시작된다. 이은표와 서진하가 오랜 세월 동안 묵혀온 감정을 터트리면서 갈등이 최고조가 됐고, 서진하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얽히고설킨 상위동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히면서 그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따라가는 것이 재미 요소가 됐다. 아직 6회까지 공개된 ‘그린마더스클럽’이 또 어떤 갈등을 촉발시킬지가 관전 포인트다.

◆ 시식평 - 내가 학부모라면 커뮤니티에서 이요원일까 추자현일까?

+요약


제목 : 그린마더스클럽(Green Mothers’ Club)

극본 : 신이원

감독 : 라하나

출연 : 이요원, 추자현, 김규리, 장혜진, 주민경 외

회차 : 16부작

공개일 : 2022년 4월 6일




보는 곳 : 넷플릭스, 티빙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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