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건전성 규제 탄력 적용해야"… 보험사 건전성 비상에 금감원 긴급 소집

금리 인상에 RBC비율 하락

권고치에 턱걸이 회사 속출 전망





금융 당국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최근 치솟는 금리에 따른 재무 건전성 지표 관리 점검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금리상승 속도가 빠름에 따라 건전성 지표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관련 규제의 탄력적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22일 금융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이찬우 수석부원장 주재로 생명·손해보험사 CEO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지급여력(RBC) 비율 방어에 비상이 걸린 보험 업계의 애로와 건의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고충을 듣기 위해 자리로 감독 방향 등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보험사에서 RBC 비율 하락을 막는 게 쉽지 않은 만큼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달라는 내용을 금감원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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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의 비율로 보험회사 재무 건전성을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RBC 비율은 평균 246.2%다. 150% 미만으로 떨어진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 뿐이다. 문제는 올해 시장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각 보험사의 RBC 비율이 급격히 악화돼 다른 보험사들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DB생명과 흥국화재의 RBC는 각각 157.7%, 155.4%로 하락했다.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KB생명(186.5%), 한화생명(184.6%), AXA손해보험(169.7%) 한화손해보험(176.9%) KB손해보험(179.4%) 등도 RBC 비율이 200% 이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RBC비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험사가 주로 투자하는 10·30년물 국고채 금리가 인상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2.25%에서 지난 18일 3.355%로 약 8년 만에 3%를 웃돌았다. 통상 장기 국고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한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는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10여 개 회사가 금융당국의 권고치 미만으로 추락했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당장 RBC비율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지난달 사모 후순위채 200억 원을 발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자본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부분 보험사들이 채권 재분류,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RBC 비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으나 금리가 계속 오르면 자본확충 부담이 과중해져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RBC 비율이 100%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보험사는 금융 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등)를 받는다.


김지영 기자·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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