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종이컵에 커피 한잔…나노플라스틱도 같이 마신다

100℃ 물 담았던 일회용 컵서 L당 5조 1000억 개 나노플라스틱 용출

나일론 백, 일회용 컵의 나노플라스틱 7배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커피를 부었을 때 L(리터) 당 조(兆) 단위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녹아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합뉴스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커피를 부었을 때 L(리터) 당 조(兆) 단위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녹아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합뉴스




폴리에틸렌으로 코팅된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커피를 부었을 때 L(리터) 당 조(兆) 단위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녹아 나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연구팀은 최근 '환경 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일회용 컵과 식품용 나일론 백에서 L당 조 단위의 나노플라스틱 조각이 용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00nm(나노미터, 1nm=100만 분의 1㎜) 미만의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다. 이는 지름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보다도 훨씬 작다.



연구팀은 먼저 시중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종이컵(355mL)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나노 플라스틱이 용출되는 것을 측정했다. 특히 다른 곳에서 발생한 나노 플라스틱이 측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공기 오염을 차단하고, 오염물질이 없는 초순수(超純水, Uitra-pure water)를 실험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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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순수로 종이컵을 헹궈낸 다음 100℃의 초순수 300mL를 붓고 20분간 방치해 69도까지 식도록 했다. 또 다른 컵에는 실내온도와 같은 22℃의 초순수를 부었다. 연구팀은 레이저 입자 계수기로 나노플라스틱 숫자를 측정했고, 적외선(FT-IR) 분광계와 전자현미경으로 나노플라스틱 입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22℃의 물에서는 L당 2조 8000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이 용출됐다. 100℃ 물을 담았던 일회용 컵에서는 L당 5조 1000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이 용출됐다. 한편 물의 온도를 22℃에서 100℃로 올린 결과 용출되는 나노 플라스틱이 2배가 됐는데, 연구팀은 나노 플라스틱 용출에서 온도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회용 컵을 재사용하는 경우를 가정해 100℃ 물을 다시 부었을 때도 나노 플라스틱은 용출됐다. 또 1번 재사용했을 때는 L당 1조 6000억 개, 2번 재사용했을 때는 L당 2조 2000억 개가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나일론 백 역시 초순수로 헹궈낸 다음 90℃와 22℃의 초순수가 1L씩 들어있는 용기에 담아 1시간 동안 방치했다. 90℃에 노출한 나일론 백에서는 L당 35조 개, 22℃에 노출한 나일론 백에서는 L당 24조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용출됐다. 나일론 백에서 용출되는 나노플라스틱 입자 수가 일회용 컵의 7배나 됐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처(FDA)에서는 식품용 나일론의 경우 25℃에서 용출되는 양이 무게의 1% 미만이면 안전한 것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번 실험에서 25℃는 0.1%, 90℃에서는 0.28%가 용출돼 기준보다는 크게 낮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사람의 건강에 위험할 수 있는 나노입자의 중요한 공급원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김지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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